「살아있는 문화재」시립 종로도서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18일 상오 이곳을 찾은 3백여 남녀 학생 열람자들은 이전 계획 없는 종로도서관의 철거를 반대한다고 결의하고 시 당국이 한 시민이 세운 이 문화재 유산을 보존하지 못할 경우 스스로의 점심 값을 아껴 도서관 건립기금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이날 상오 개관하자 관내 정원에 모여 건의문을 채택하고 모금함을 설치, 집에서 점심 값으로 받아 온 주머니 돈을 털어 앞장서 모금함에 돈을 넣었다.
서 학원에 다니면서 수험준비를 한다는 김문성(13)군은 집에서 갖고 나왔다는 50원 중에서 「버스」값과 입관료 5원을 쓰고 25원을, 시험 공부중이라는 홍순분(서울여상고 2년)양은 30원을 털었고 대학입시 준비생, 일반 열람자들도 제각기 있는 돈을 털었다.
학생들의 이 같은 자발적인 성금 갹출에 감동되어 실습차 도서관에 나와 있던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학과 학생들도 주머니 돈을 털어 도서관 세우는데 보태 달라고 했다.
이들 학생들은 『「아케이드」건설을 위하여 도서관을 허는 시 당국의 인식부족을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한 시민이 세운 도서관의 전통을 살려야겠다』고 다짐, 기금 모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