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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의 도서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도서관의 수난시대인가보다. 서울시립 종로도서관이 시의 도시계획에 걸려 아무런 이전대책도 없이 곧 헐리게 되었고 시립남산도서관은 운영난으로 문을 닫아야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에 3개밖에 없는 공공도서관(나머지 하나는 국립중앙도서관)중 두 군데가 문을 닫게되는 것으로 평소에 도서관을 애용하던 학생 문화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시립종로도서관은 열람석 2백2개에 1년 열람인원 15만2천여명, 시립남산도서관은 1천3백68개의 열람석에 1년에 49만8천7백여명이 열람을 하고 있다. 열람자의 80이상이 각급 학교 학생들로서 요즘 조기여름방학과 휴교조치에 따른 학생들의 공부자리가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은 모두 52개소로 1개소에 인구 55만명 꼴. 이는 미국의 1만9천명, 「이스라엘」의 3천3백명, 일본의 12만1천명과 「필리핀」의 8만3천명에 비하면 까마득히 뒤진 것이다.
「아시아」지역의 도서관 1개소에 인구 42만명 인데 비해도 뒤진 것으로 문화인의 긍지를 자랑하기에는 좀 얼굴이 뜨거운 일이다.
이나마 도서관 예산이 형편없이 적어 제대로 운영을 못하고 있다. 시립종로도서관의 경우 지난 66년에 총예산 5백30여만원 중 45%가 인건비이고 도서구입비는 겨우 16%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나마 없어지게 되었고 시립남산도서관은 금년에 시로부터의 전입금 2천2백28만원중 상반기가 지났는데도 그 4분의 1밖에 영달이 안되어 인건비 지급도 허덕이는 판국이다.
요즈음 이 같은 도서관 부족과 미비현상에서 사설도서실이 판을 쳐 서울시내에만도 89개소에 1만1천여의 열람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대부분이 영리위주로 막대한 좌석임대료를 받고 장서를 갖추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철야개관으로 풍기 문란 등 갖가지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는 등 부작용을 내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는 『도서관의 수는 그나라 문화의 척도』라고 주장, 정부가 추진하는 면 구간마다 1개 도서관 개설방침에도 역행하는 도서관 푸대접행정의 시정을 관계요로에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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