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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프로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제6대 대통령에 취임한 박정희 대통령은 재선이란 기쁨에 앞서 현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국의 혼미상태에 대해 정치지도자로서의 죄책감을 뼈저리게 느끼고있다고 측근자들은 말한다. 『선거부정을 규탄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마땅한 의무이며 학생·언론인과 더불어 같이 이를 통탄한다』고 한 6·16 성명이나 기자들과의 간담(29일)에서 『선거부정이 누구의 잘못이었건 대통령으로서는 궁극적으로 책임을 느낀다』고 한말은 어쩌면 숨김없는 지금의 심경을 그대로 털어놓은 것인지도 모른다.
경북 선산의 전기도 없는 농촌에서 가난 속에 소년기를 보낸 그의 성장배경은 정치하류지대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자부와 함께 어려운 이들의 생활 향상에 노력하는 직선적인 자세를 굳혀놓았다. 한 주일에 한번 꼴로 지방출장에 나가 직접 확인하는 그의 행정자세는 중앙의 시책을 두메까지 침투시키려는 열성의 단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대구사범학교를 나와 짧은 기간동안의 교사생활을 거쳐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후 5·16혁명을 주도하기까지 군대생활로 일관해온 직업군인-.
그러면서도 육군소장으로 승진하기까지 「골프」·「댄스」 그리고 미 고문관들과의 교제 등 고급장교들이면 으례하는 「레크레이션」과는 담을 쌓고 결백한 성품에 독서와 토론을 즐기는 이색진 군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지방 아무 곳에 가거나 또 아무하고나 잘 어울려 막걸리를 나눌 줄 아는 소탈한 성품. 그리고 한번 뜻을 같이한 사람은 그가 배신하지 않는 한 어지간한 실수로는 버리지 않는 잔 인정은 박 대통령 주변에서 일해본 이는 누구나 하는 얘기다.
민정 이양 후 한때 뜻을 달리하여 재야로 물러났던 혁명주체들에게 지금도 직접 간접의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있고 아주 버린 이는 한사람도 없다.
준법 정신을 늘 주장해온 박 대통령은 법 앞에는 스스로에게도 관대하지 않은 자세를 길러왔다. 『3선을 위해 개헌을 할지도 모른다』는 항간의 지레짐작에 대해 『정치인은 진퇴를 분명히 해야한다』면서 『나를 제2의 이 박사를 만들 셈이냐』(기자회견담)는 단호한 발언은 향후 4년의 방향을 굳게 시사하고 있다.<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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