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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불발|키 수상 대통령 출마사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키」 수상이 최후 순간에 가서 돌연 대통령 출마를 포기했다는 30일자 현지보도는 제헌의회가 창설된 작년 9월이래 『「키」 수상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목표를 중핵으로 해서 성숙해온 「사이공」의 정치판도를 뒤엎어 버렸다.
66년초 중부월남에서 일어난 불교도들의 반정부운동을 과격한 수단으로 진압하는데 성공한 「키」중심의 북부출신 장성들은 국정 이양시기가 접근하면서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반대파를 권력의 테두리로부터 몰아내기 시작했다.
첫째, 그들은 반정부세력의 중추를 이루어온 불교도들을 강·온의 두 파로 대립시켜 「탐·차우」승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를 두둔함으로써 「트리·쾅」승이 인도하는 「안쾅」파를 고립시키는데 성공했으며, 군단장급에서 남부출신을 몰아내고 북부출신 장성을 대치시킴으로써 사실상 행정조직을 좌우하는 군부의 실권층을 끌어들였고 또 대통령의 나이를 40세 이상으로 헌법에 규정하여 「키」 수상의 민정참여를 막으려면 제헌의회내의 소위 남부복고파를 눌러 자신의 대통령 출마를 가능케 했다.
여기에 더 월남정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이 온건한 「티우」 원수보다는 약간 저돌적이기는 하나 과단성 있는「키」를 밀어줄 것으로 알려졌던 것이다.
이와 같은 정치판도가 모든 예상을 깨뜨리고 최후순간에 무너져 버렸다는 것은 비교적 권력투쟁의 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있던 소장파 장교들(이들은 대부분이 중·남부출신으로서 중부출신인 「티우」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군사지도회의에서 친「티우」·반「키」의 기습을 펴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자아내게 한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에게서도 「티우」 원수는 「키」 수상보다 훨씬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티우」 원수의 득세가 갖는 중요한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집권은 「사이공」 정권과 국민간에 놓인 불신의 「갭」을 메우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며 또한 온건한 경향으로 흐르는 그의 정치 「스타일」은 앞으로 월맹과 미국간에 평화협상이 이루어지는 경우 「키」 수상보다는 훨씬 더 유연성 있는 반응을 월남정부로부터 기대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장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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