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튼 국제통화 개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제통화제도의 개혁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파리」에서 열린 선진 10개국 재무상과 IMF이사 합동회의는 우선 「새로운 준비자산」마련과 이를 IMF전 가맹국에 적용시킨다는 기본원칙에 합의를 보고 기타 세부적인 문제점은 7월 중「브뤼셀」에서 열리는 구주공산시장(EEC) 각료회의, 「런던」에서 열리는 「빅·텐」재상회담, 9월말부터 「리오데자네이로」에서 열리는 IMF총회에서 검토하기로 하여 획기적인 전진의 첫걸음을 밟았다.
국제유동성 부족을 에워싸고 일어난 신 국제결제 수단 조출 논의는 이미 6년 전부터 대두되어 왔던 것.
현행 금·불 체계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유동성 「딜레머」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주요 각 국은 국제통화제도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워낙 거창한 과업이라 쉽사리 합의점을 모색할 수 없었다. 세계무역은 58연도의 1천억불 선에 비해 66연도에는 2천억불선 가까이 까지 확대, 거의 배에 달하는 신장율을 보인 반면 이 무역확대를 뒷받침하는 금·불은 더욱 부족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현실. 이에 자극을 받은 각 국은 어떠한 형태의 새로운 결제수단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급박한 상태에 쫓겨들어 왔고 이 상황은 용이하게 국제통화제도의 개혁문제에 손을 대도록 한 것 같다.
국제유동성 문제를 제일 먼저 갈파한 학자는 미 「예일」대학의 「돌핀」 교수. 그는 59연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현재 각 국은 대외지불준비수단으로 금·불·「파운드」를 갖고 있으나 금 부족은 점차 심각해지고 미국이나 영국도 국제수지안정을 위해 자국통화의 해외유출을 원치 않을 것이므로 국제유동성은 계속 부족한 양상을 드러내어 세계무역을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와 같은 「돌핀」교수의 견해가 정확하였다는 것은 계속되는 금의 유입으로 『세계전체를 놓고 보면 유동성이 부족할 것 없다』고 금본위제로의 환원을 주장하던 불란서조차 지금은 『장차는 부족할 것이므로 이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선까지 후퇴한 것으로도 엿볼 수 있는 것.
이러한 국제유동성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이번의 「파리」합동회의는 ①IMF내에 신 준비자산을 만들어 각 국이 대외결제수단으로 쓰도록 한다. ②새로운 지불 준비는 금으로 그 가치를 표시하는 외에 일체 관계를 안 갖도록 한다. ③참가대상은 IMF전 가맹국으로 한다는 주요 골자에 합의, 국제통화개혁의 전환점을 찾기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특히 우리에게 큰 의의를 주는 것은 제3항. 당초 선진국 일부에서는 새로운 준비자산은 선진국에서 이것을 만들어 쓰고 점차 범위를 확대하려는 의견이 대두되었으나 만성적인 국제수지적자에 고민하는 저개발국가들이 이에 강력히 반발, 결국 이 안은 채택이 안된 것. 대외지불수단을 늘리려는 욕망은 어느 국가나 똑같이 갖는 욕망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새로운 지불수단의 성격과 형식은 어떤 것일까?
새로운 지불수단은 먼저 일반 화폐와 같이 단위를 정해놓고 가맹국이 외국에의 지불을 위해 IMF로부터 이것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취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국의 견해차이를 조속히 조정하면 금년 IMF총회에서 세부원칙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되면 2년 후의 69년까지 실현을 볼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선다. 또한 그 규모는 각 국의 금·외화준비고의 총액이 과거 10여년간 매년 14∼15억불씩 증가한 것에 비추어 매년 10∼20억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
하여간 새로운 결제수단의 창조는 지금까지의 금·불 체제를 탈피, 유동성 「딜레머」를 해소하고 세계 각 국의 대외지불준비를 늘린다는 의미에서도 우리에게 크나큰 보탬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