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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종 AI 국제적 재앙 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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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에서 신종 H7N9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의학전문가들이 이번 AI가 국제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의 AI 감염자는 15일 현재 알려진 62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마이클 오리리 세계보건기구(WHO) 위생관은 14일 “중국의 신형 AI 환자가 좁은 지역에서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난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의 의학자인 티머시 유예키와 낸시 콕스는 11일 출간된 ‘뉴잉글랜드 메디신 저널’(NEJM)에 발표한 글에서 “현재 발표된 감염자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며 앞으로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H7N9 바이러스가 유전자 변이를 하고 있으며 인체전염 능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신형 AI가 지구촌 재앙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경고를 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도 5가지 이유를 들어 중국발 AI 재앙을 경고했다. 이에 따르면 첫째, 감염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와 철새 등에서 그 어떤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미 감염된 조류를 미리 찾아내 방역조치를 취할 수 없다. 둘째, H7N9은 다른 바이러스보다 인체는 물론 포유류에 대한 감염률이 매우 높다. 셋째는 어떤 백신도 뚜렷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존 AI에 효과가 있는 타미플루가 이번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넷째, 조기진단이 어려워 고열 등 증상이 나타난 후 치료할 수밖에 없어 치사율이 이전 AI 보다 높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른 시일 내에 백신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위생당국은 빨라야 7개월 이후에나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다.

 한편 베이징시 위생당국은 14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4세 남자 어린이가 H7N9형 AI 보균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5일에도 장쑤성과 저장성에서 AI 감염자가 1명씩 추가 확인되는 등 확산 소식은 계속됐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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