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걸어, 부족한 희망 채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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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울산 사회복지사들이 지난 2일 서울시립지적장애인 복지관을 출발하고 있다. [사진 어울림복지재단]

9일 대전∼옥천 간 국도. 배낭을 멘 4명의 남자가 ‘울산 지적·자폐성 장애인복지관 건립을 위한 함께 걸음’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걷고 있다.

 울산에 지적·자폐성 장애인복지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울산 지역 사회복지사들이다. 이들은 지난 2일 오전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정문을 출발했다.

 이들은 500㎞를 20일 동안 걸어 장애인의 날(20일)에 울산에 도착할 계획이다. 하루에 20~30㎞를 쉬지 않고 걸어야 한다.

 이동은 대부분 국도를 이용한다. 안전을 위해 복지재단 차량 1대가 따라 붙었다.

 첫날에는 울산의 지적장애인 8명을 비롯해 자원봉사자와 사회복지사 등 16명이 서울에서 경기도 안양까지 20㎞를 함께 걸었다. 둘째 날인 3일에는 안양에서 오산까지 30㎞를 걸었다. 비로 체력 소모가 심한 탓에 장애인들은 함께 걷지 못했다. 하지만 구간별로 미리 함께 걷기를 신청한 이들이 합류하고 있어 외롭지 않다. 이 행사는 울산 지적·자폐성 장애인복지관 건립추진위원회와 사회복지법인 어울림복지재단이 기획했다. 복지관 건립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서다. 2011년 12월 복지관추진단을 구성한 이들은 복지관 부지매입비 10억원 모금이 목표다. 현재까지 7억원을 모았다. 부족한 3억원은 이번 걷기 행사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기부 방법은 세 가지다. 이들과 함께 걷는 걷기기부와 1000원 단위로 기부할 수 있는 기금기부, 이들의 걷기 활동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알리는 알림기부다. 목표액을 모으면 부지를 사들인 후 정부에 복지관 건립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에 따르면 지적장애인복지관은 전국 6곳에 불과하다. 3곳이 서울에 있으며 부산과 광주·전남에 각각 1곳이 있다. 지적장애인을 전담하는 복지관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기석 사회복지사는 “지적·자폐성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관을 울산시민들이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며 참여를 당부했다. 문의 052-914-1004.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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