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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르네상스」의 거인 「미켈란젤로」는 여러개의 「피에타」를 남겼다. 「피에타」란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를 안고 「마리아」가 슬픔에 잠겨있는 것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을 말한다. 그의 「피에타」가운데서도 「로마」의 「산·피에트로」성당의 것이 특히 유명하다.
이 조각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그리스도」가 중년을 넘은 사나이로 표현되어 있는데 「마리아」는 청초하고 가련한 처녀의 모습이다. 마치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딸과 같다. 그는 왜 「마리아」를 젊은 여인으로 표현했을까. 「미켈란젤로」는 중년의 「예수」에서 인간의 투쟁과 좌절의 비극을, 그리고 나이를 먹지 않는 성모에 인간의 시들 줄 모르는 이상과 동경을 표현했다고 하는 해석도 있다.
「미켈란젤로」가 왜 그랬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이 해석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어머니는 생명의 샘이다. 인간이 저지르는 그 숱한 살육과 범죄 그리고 좌절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내일이 끝나지 않는 것은 어머니가 미래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미래의 꿈을 가꾸기 때문이다. 평화와 행복 그리고 영원한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언제나 어머니를 생각한다. 그는 남편과 아들을 빼앗아 가는 전쟁을 미워한다. 자식이 인간답게 살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의 불의와 범죄를 미워한다. 자식을 위해서는 일신의 위험도 고통도 돌보지 않는다.
오늘은 「어머니날」―. 오는 하루만이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어머니를 생각하자. 오늘 하루를 「효성하는 날」로 정해서 어머니 앞에서 위로 합네 하고 설치고 빨간 「카네이션」흰「카네이션」달고 돌아다니고 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창조한 그 귀한 미래를 짓밟고 낭비하고 더럽히는 우리의 죄를 생각하자. 평화와 행복을 희구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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