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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갑상선암 수술팀의 강원도 여행기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지난 주말(3월 23일, 24일)에는 갑상선 암 센터 교수들이 가족들과 함께 설악산과 동해안을 1박 2일 여행하고 돌아 왔다. 교수들이래야 필자 포함해서, 장항석,. 이용상, 김법우 교수와 세 명의 임상연구강사(전임의) 전기원, 김석모, 장호진 선생 이렇게 7명이다. 이번 여행에도 부부 일심동체라 와이프들까지 동반해서 일행이 총 11명의 여행단이 되었다.
나마지 3명은? 언제나 꼭 사정이 생기는 사람들은 .있더라니까.ㅋㅋ

여행 목적이 뭐냐구요? 당연히 목적이 있지요.
첫번째는 갑상선 암 센터의 지난 1년간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향후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를 하는 것이고 두째는 교수는 물론 그 가족들까지 여행이라는 동행을 통해 서로 이해를 넓히고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지자는 것이다.

이런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벌써 세번째다. 해마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후에 목적지를 달리해서 가는데 작년에는 어쩌다가 못갔다. 매일매일 일 폭탄을 맞는 병원을 벗어나 가족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필자의 망구님은 물론 다른 와이프들도 오래만에 만나 히히호호 시간을 보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특히 활달한 이용상 교수의 와이프가 이런 모임을 좋아 한다.
"작년에는 이런 시간 못 가져서 너무 서운 했어요" 하면서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금년에는 필자의 추천으로 설악산 오색 그린야드 호텔에서 세미나를 하고 그 근처의 관광지와 동해안의 낙산사와 속초시를 둘러 보기로 한다. 호텔 오너와 필자가 좀 통하는 사이라서 비용 디스카운트가 되기 때문에 이곳을 정한 것이다. 필자와 김석모 선생 부부는 승용차로, 나머지 멤버들은 카랜스로 오전 11시경 병원을 출발한다.

가는 길 중간에 인제 근방 어느 허름한 막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는데 우선 먼저 나온 돼지고기 삶은 것이 옥수수 막걸리, 더덕 막걸리와 환상 궁합이 되어 혀가 완전 호강한다. 돼지 고기 한 접시 더 시키고 막걸리 한 두잔 더 걸치니까 정작 주 메뉴인 막국수는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런데도 장항석 교수를 비롯해서 나머지 친구들은 막국수도 일품맛이라 하면서 그릇을 싹싹 잘도 비운다. 역시 젊은 사람들이라 다르다.

점심 후 다시 출발하여 한계령에서 잠시 차를 쉬게 하고 멀리 설악 봉우리들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고 기념사진 찍고 다시 목적지로 고고씽......
오색그린야드 호텔은 산속의 온천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군으로 주위의 풍경과 참 잘 어울린다. 어떻게 보면 일본 혹가이도의 어느 온천 마을에 온 것 같다.
아니 일본 보다 주위 경치가 더 좋고 마시는 공기가 더 프레쉬(fresh)하다. 서울 스모그로 찌들은 폐가 깨끗해 지는 것 같다.

비수기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고 호젓하다. 왜 이전에 이런 곳에 와 보지 못했던고 싶다.
돈 쳐들어 가며 일본 온천여행은 왜 갔던고도 싶다. 어, 호텔문에는 강남세브란스 환영 포스터도 붙여져 있네....비록 크기는 작지만.

호텔 체크인하고 우리 일행은 인근에 있는 주전골 트레킹을 나선다. 주전골 트레킹은 험한 등산 코스가 아니고 가족끼리 오손도손 계단길, 나무테크길, 고무타이어제질로 된 예쁜 다리들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되는 쉬운 산행길이다.

그러면서도 길을 따라 만물상의 기암괴봉, 바위틈에서 자라 나온 나무들, 계곡물, 선녀탕, 용소폭포, 십이폭포, 오색 약수등 절경이 즐비하게 늘려 있다.
허리 아프다고 맨날 낑낑대는 망구님도 군말 없이 잘도 걷는다. 필자는 절경들을 스마트폰에 담아
거북이 카페에 올려 보겠다고 부지런히 셔트를 누르고...(아, 근데 이 사진들이 하나도 안 나온기라.... 스마트폰에 미숙한 필자, 셔트 누르고 그냥 두면 되는데, 저장한다고 쓸데 없이 딴걸 눌러 지우는 바보짓을 했던 거라.....에휴....)

트레킹 끝내고 잠시 쉰 후에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인 세미나를 연다.
장호진 선생이 작년 1년동안 갑상선암센터의 임상 실적을 발표하는데 ...통계수치가 과연 우리 교수 4명이 올린 실적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 하다.
수술 숫자가 장난이 아니다. 3200명이 넘는데 그 중 갑상선 수술이 2800건 넘는다. 그것도 갑상선 암 수술이 92% 이상이다. 해마다 많이 진행된 암환자와 남자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 보인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한다는 쿠마 병원이 2000건이 안되고 그것도 암 수술이 50%내외 밖에 안되는 것과 비교하면 수술 내용에서 우리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세계 제일이다. 강남 세브란스 갑상선 수술팀은 다들 미쳤는기라......ㅎㅎ

다음은 김석모 선생의 작년 1년동안 우리가 각종 국내,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논문에 대한 것인데 아무래도 수술 실적과 비견할 정도의 활발한 활동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우리수준의 체면은 지켰으나 세계의 선두 그룹에 진입할려면 아직 멀었다. 세계적으로 우뚝 서야 할 텐데 말이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숫자는 작년 1년은 참담한 수준이다. 머리수준도 되고 연구의욕도 있고 연구할 임상 데이타도 풍부한데 왜 최종적으로 논문화가 덜 될까? 너무 바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지.......우선 인력이 안되니까........... 쿠마병원의 1/3 인력으로 수술은 훨씬 더 많이 하니까 모두들 오후 늦게 일 끝나 집에가면 기지맥진 여력이 없는 모양이다.
교수요원을 더 쓰면 좋으련만 의료수가가 말이 아니게 낮아 인건비 부담 때문에 더 쓸 수는 없고....
이래저래 당분간 세계 톱 수준으로 올라가기는 어렵다...휴....정치는 점점 더 포풀리즘으로 가고........그러면 의료는 더 저질화가 될 것이고....

그래도 우짜노...... 세계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할려면 어떤 악조건하에서도 우수한 논문을 많이 발표해야 되는기라.......
후배교수들에게 따끔한 충고를한다. "모두들 좀비가 되면 안되는기라". 하기야 요즘 좀비는 연애도 한다고 하더라만.....

세미나 끝나니까 저녘식사 시간이 좀 지났다. 호텔에서 마련해준 한우 생고기 구이를 즐긴다. 필자와
와이프들은 레드와인을 곁들이고 장항석 교수는 맥주를, 나머지 젊은 친구들은 소주를 즐긴다. 역시 공부보다는 먹고 마시는 것이 즐겁다.
저녁 온천은 포기하고 필자 부부는 방으로 돌아와 씻고 잘 준비를 하고, 젊은 친구들은 가지고 간 양주 마시며 한방에 모여 카드놀이를 하겠다고 한다.
모두들 힘은 좋다니까. 필자 부부 빼고는....

이튿날 새벽, 필자는 호텔 부속 온천장으로 간다. 솔잎탕, 쑥탕, 탄산탕, 노천탕 등등 온천 시설이 참 좋다. 일본 온천촌보다 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으~으으....뜨거운 온천물 기분 조~ㅎ~다. 우리집 두아들 내외, 손녀딸 데리고 한번 더 와야지....
한나, 유니나 ,까람이, 때지엄마, 토끼엄마 ,거북이,토순이, 오 코디, 갑상선 암센터 간호사들도 모두 끌고 와야지,,,으~으으...

아니 우리 거북이 가족 중 희망자들 모집해서 힐링 여행으로 이곳에 오면 어떨까.....건강 강의도 하고ㅎㅎ......으으으.......노천 온천도 조~ㅎ~네.
돌아 오는 길에 들린 낙산사--- 몇년전에 불탄 것이 완전 복구된 것 까지는 좋은데 어찌 좀 상업화가 된 것 같아 쫌 그렇다.
그렇더라도 법당 뒷벽 조망구를 통해 보이는 해수 관음상은 감동 그 자체다.
속초 청초호 갯배를 타본 경험도 새롭고 재미 있다. 아바이 마을 88생선구이집의 생선구이 점심맛도 일품이고.... 복분자와 함께 하니 세상 모두가 아름답게 보인다. 일상에서 일탈한 우리 일행 모두가 행복하게 보인다.

망구님은 재래시장에서 꾸덕꾸덕 말린 명태를 산다. 우와 ~ 어른 팔뚝보다 큰 것 6마리가 만원 밖에 안한단다.
"두 며느리에게 나눠 줘야지 " 망구님 얼굴에서 행복이 묻어 나온다.
아~, 이래서 여행은 좋은 것이여..........


☞박정수 교수는...세브란스병원 외과학 교실 조 교수로 근무하다 미국 양대 암 전문 병원인 MD 앤드슨 암병원과 뉴욕의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갑상선암을 포함한 두경부암에 대한 연수를 받고 1982년 말에 귀국했다. 국내 최초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사로 수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초대 갑상선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학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국내 갑상선암수술을 가장 많이 한 교수로 알려져있다. 현재 퇴직 후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주당 20여건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으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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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jyba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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