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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시장 안 고려백화점 전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4일 밤9시쯤 서울 중구 남창동 52의 4 남대문 시장 안 고려 백화점 (주인 허봉락.50)에서 불이나 2층 건물 4백 여 평을 모두 태우고 1시간 25분만에 꺼졌다.
이날 백화점1층은 8시30분에 문을 닫고 한복 부에서 잔일을 정리하던 6, 7 명의 여인들이 있었으나 급히 뛰어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을 처음 발견한 경비원 조기하(52)씨는 불길은 아래층 가운데 잇는 화장품도매상(주인 이홍범) 천장 「베니어」판에 붙기 시작, 삽시간에 널빤지로 잇닿은 포목부. 한복 제품 부. 양복부등 67개 점포를 휩쓸어 2천여 만원 (경찰추산 1천2백만원)의 피해를 냈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은 「베니어」간막이로 1층은 58개의 점포가 붙어 있으나 상인들이 돌아 갈 때는 연탄난로를 「시멘트」복도에 내놓았으며 전기 시설에도 이상이 없었다는 것. 이날 현장에는 30여대의 한. 미 소방차가 출동,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몰려온 피해자들이 소란을 피우며 불 속으로 몰려들어 소화작업에 많은 지장을 받았다.
9시40분쯤 소식을 듣고 달려온 16호 포목 부의 주인 김정문(59)씨는 경찰관들을 뿌리치고 물건을 찾으러 들어가 반쯤 탄 포목을 들고 나오다 연기를 마시고 질식, 졸도했고 2층 미성 산업사(세탁소)에서 저녁을 먹던 한만옥(50. 여)씨는 잠자는 막내딸 정미(6)양을 아래층 경비원에게 던지고 아들 주정덕(25)씨와 함께 맨발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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