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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11일…이주 열한번|신민당조직책선정 이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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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민당의 「지구당조직책 및 국회의원후보 공천심사 10인위」는 11일 동안 매일 장소를 바꾸는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고 이제 임무를 마치게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갖가지 이야기가 많다. 최종단계회의가 열렸던 8일 밤 11시 「앰배서더·호텔」202호실-. 『일이 끝나면 제주도쯤 가서 숨어 있어야지』『어느 곳에 가나 낙천자가 있는데 숨을 곳이나 있나? 서울에 파묻혀 있는 게 낫지』조직책 경쟁에서 탈락된 인사들이 『10인위 「멤버」들을 모두 정계 은퇴 성명을 내라』는 등 거센 반발에 대한 걱정들.
○-조직책선정 기준은 「민주정당으로서의 신조와 지조」 등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는 내용-. 이 때문에 각 지구마다 민중계와 신한계는 대결했고 논쟁의 내용도 달랐다.
경기 모지구=<이>유진오씨가 A지구 유세 때 청중은 천명선이었지 않소? 이것 하나로도 K씨의 조직력과 신망은 평가가 끝난거요. <홍> 민중당은 주류·비주류사이의 다툼 때문에 지구당을 돌보는 일이 그 당시 얼마동안 소홀했기 때문이었소. <이>그렇다면 더욱 곤란하지 않소? 대통령선거에 주류·비주류의 차이가 있어서야 되겠소. <유>나도 그 유세에 나갔지만 그 날은 해공 이나 유석 이 갔더라도 더 이상의 청중이 모일 수 없을 만큼 일기가 나빴소. 청중얘기로 그 지구 얘기는 하지 마시오.
경북 모지구=<김>Y씨는 K씨보다 지난번 선거에서 6천여 표를 더 많이 받았소. <김>그때 Y씨의 소속정당은 대통령후보가 있었지만 K씨는 대통령후보 없는 정당이었소. 그때의 득표만은 참고할 수 없소.
○…야당이 현역국회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던 예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이번 심사에서는 지역구출신 국회의원들도 모두 경합에 걸렸고 더러는 탈락되었다.
군산·옥구의 고형곤 의원과 김판술씨의 대결은 고 의원을 어느 쪽도 밀지 않아 가장 빠른 시간에 김씨로 매듭.
진해·창원구의 최수룡 의원과 황낙주씨의 경우 신한계는 최의원이 『대통령선거에서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더라도 국회의원은 나를 선출해 달라』고 말했다는 어느 지방지 기사를 들고 나와 완강히 반대하는 바람에 민중계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황씨로 낙착.
○…5일 밤 「그린파크·호텔」회의에서 34개 미결지구를 4인 소위로 하여금 검토하게 했는데 약10여개 지구가 의견의 접근을 보았으나 심사위원장의 「비토」로 백지화-. 마산의 강선규 의원, 의정부·양주의 강승구 의원 등 여러 국회의원들이 탈락된 심사내용을 본 유진산씨는 『심사기준이 뭐였소? 모조리 새로 합시다』라고 화를 내고 이재형씨는 『위원장은 사회나 하시오』라고 맞섰다.
유씨는 『나는 4인 소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소. 마산구의 강선규 의원같은 이는 성실하나로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요. 그런 사람을 탈락시켜요? 이런 실사는 할 수 없소.』 자리를 박차고 집으로 돌아가 유 당수와 윤 후보에게 『나는 심사위원장을 맡지 않겠소』라고 사의를 통고했고 다음날 유 당수와 윤 후보가 전화로 사의를 철회하도록 종용했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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