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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파에 도전하는 유·등의 전열|열띤 중공내분 10문 10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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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공의 이른바 「문화혁명」은 12일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팽진 전 북평시장 등 반모파 일부에 대한 체포로 시작된 주류파의 지난 12월의 일련의 공세는 12월 26일 유 국가주석의 「자아비판」, 27일 총공회의 「실력관리」로 고조, 1월 4일엔 주류파로 간주된 도주 당 중앙선전부장 겸 문화혁명소조 부 조장에 대한 비판으로 표현된 주류파 일부에서의 이견노출이 계기가 된 반모파의 반격은 상해·남경사건으로 나타났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당 이론기관지 「홍기」공동사설을 발표, 비주류파인 이른바 권력파의 노선을 경제주의로 규정, 이와의 대결을 목표하는 총공격을 지시한 것이다. 이러한 주류파의 거친 콧김과 반주류파 반격의 여파에 곁들인 주은래 수상의 수습 기미와 얽혀 새로운 국면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문화혁명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일문일답 식으로 파헤쳐 본다.

<주류파와 실권파>
주류파란 모 당 주석·임표 당 부주석 겸 국방상·주은래 수상·동백달 문혁 소조장·강생 문혁 고문·소화군 총 정치부주임, 강청 문혁 제1부조장 등을 주류로 한 소위 문화혁명의 주동세력으로서 유소기 국가주석·등소평 당 총서기·도주 전당선전부장·팽진·나서경 등 비주류파를 「부르좌」실권파로 몰아 비난을 가하고 있다.
기업·공장·관청 등의 직원·숙련노동자·기사 등 에는 물론, 당 중앙의 일부와 지방당부에는 유·등 노선을 지지하는 실권파들이 뿌리깊은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2월 27일 2천1백만의 노동자를 옹하는 노동자조직 총공회에 대한 주류파에 의한 「실력관리」는 유소기 세력의 아성인 노동조합에서 실권파를 거세하는 조처이며 사실상의 해체인 셈이다.

<문화혁명소조란>
당·행정·생산 등에 뻗친 유·등을 대표로 하는 수정주의 세력인 이른바 「부르좌」실권파들을 제거하고 모·임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당 중앙에 설치된 조직이 문화혁명소조이다. 모의 정치비서 진백달이 조장, 모 부인 강청이 제1부조장으로 되어 있는 바와 같이 모의 측근 「그룹」의 색채가 농후하다. 「문혁」의 첨병인 홍위대란 당외 조직으로 사실상 「문화소조」가 조종하고 있다.
지난여름 홍위대 출현과 함께 설치되었다. 군 문혁 소조(조장 서향전)는 백중지세를 이루는 주류·비주류의 싸움에서 「캐스팅·보트」의 구실을 할 군부에서 유·등 지지자들을 거세하고 군부의 동요를 막기 위해 중앙 문혁 소조의 지휘를 받게 마련된 기관이다. 강청이 군 문혁 소조의 고문으로 있음은 지극히 시사적이다.

<경제주의타도란>
1월 상순 상해·남경 등지에서의 양 파 충돌로 나타난 실권파의 반격에 대해 인민일보와 「홍기」지는 실권파가 「경제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경제주의란 모·임등 주류파가 문혁을 시작하기전 문예정풍기에 표방한 정치우선주의 에 반대되는 말로서 모 사상에 의한 정신무장엔 다소 소홀하더라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성과를, 모 사상에의 투철 보다는 전문적 학문과 기술 습득의 우선 등으로 나타난다.

<벽신문(대자보)>
「문혁」을 추진하는 홍위대가 즐겨 취한 선전방법의 하나로서 소위 실권파의 죄상을 폭로 비난해왔다. 벽 신문엔 비주류파의 반격 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더러 있긴 했으나, 홍위대가 벽 신문이란 극히 원시적인 「매스콤」수단으로 선전방법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신문·방송 등 수단의 상당한 부분이 소위 실권파의 지배하에 있었음을 암시한다.

<군부내의 동향은>
군부에도 주류와 비주류의 대립은 있다. 군부내의 비주류세력은 59년의 팽덕회 거세와 연말의 나서경 체포 등에도 불구, 엄존하는 것으로 보이나 모의 후계설이 지배적인 임표가 당국방위주석 겸 국방상으로 장악하고 있는 군부엔 표면상으론 동요기미가 있는 것으론 전해지지 않고 있다. 주 수상이 남경군 구의 허세우 사령에게 명하여 강위청강소성위 제1서기를 끌어내어 비판시키겠다고 말한 외전은 「문혁」에 군이 표면에 나선 것인지 의심케 할 보도이긴 해도 아직 표면화한 증거는 없다.
유가 「반모사병」인 「홍색 국가 권력 수호 군」이란 군대를 조직했다는 15일 「홍기」지의 보도는 비 주류계의 지방당부와 결합된 지방군벌의 존재를 의미한다.

<10개항 긴급통고>
5일 상해시 노동자 혁명조반총사령부를 비롯한 「혁명단체」는 조적추 시장이하 상해시 당위를 「부르좌」 실권파로 규정, 퇴진을 요구하며 생산의 정상화 등을 요구하는 「긴급통고 10개조」발표는 상해 ·남경 등지의 노동자의 대규모 충돌을 유발했다. 이에 당 중앙·국무원·당 중앙군사위·문혁 소조 및 상해혁명조반총사령부의 「연합호소」는 전국 도시·농촌도 상해의 혁명적 노동자를 본뜨라고 호소하고 상해·남경사건을 『「부르좌」실권파의 음모』로 규정했다. 이는 당 중앙이 상해의「인민정권」 방식을 전국적으로 시행할 당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주은래의 중재설>
주가 최근 노동자·흥위대와의 회견에서 유·등에 대한 인신공격을 삼갈 것을 호소하고 유·등은 여전히 정치국원이라고 말한 데서 주의 중재설이 떠올랐다. 유·등의 자아비판서가 발표된 후에 모가 책임은 나에게도 있다고 말한 것은 타협에 의한 수습가능성을 암시하며, 모의 이 발언은 모 자신의 일종의 「자아비판」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미와 국부의 태도>
미국은 혼란에 편승하여 소련과 국부가 중공내정에 개입할 기미를 오히려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부는 물실호기 란 태도로 다소 간섭할 가능성이 있다.

<소련의 반응은>
소련은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상당히 반감을 가진 보도를 해왔는데 만일 개입한다면 이야말로 유·등은 소련수정주의 「그룹」과 한패라는 당 주류의 비난에 구실을 줄 것이며 이런 역효과를 낼 일을 할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다.

<권력투쟁의 방향>
주은래의 언동은 결국은 「문혁」을 양파 타협으로 수습하는 도리밖에 없을 사태의 추세를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타협하는 경우 가장 큰 난제는 유·등의 처우문제다. 최고지도부에서의 인간의 타협이 노선의 타협으로까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으며, 설사 당 중앙에선 타협이 이루어져도 「왕국」을 이루고 있는 지방당부가 승복할 수 있을지. 당 중앙이 굳어지면 지방도 표면상으로는 이에 따른다면 일단은 수습되는 것으로는 볼 수 있겠다.
권력투쟁의 향방은 결국은 군의 향배에 대세가 결정된다는 견해엔 전문가 의견이 일치돼 있는데 앞으로 상해·남경사건 같은 소란이 지방에 어느 정도 파급할 것인지에 따라 군의 움직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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