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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당성에 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작년 10월15일 북괴 치하에서 벗어나 월남한 장인식 (31·함흥시 용성구 역덕풍리 사로청 위원장 겸 적위대 1소대장)씨와 김정자 (21·동 지구 협동 농장 소채 1반 4분조)양은 13일『북괴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결혼까지도 당성을 고려 정치적으로 결정짓고 있어 마음대로 결혼도 할 수 없다』고 폭로했다.
이날 상오 10시 신문 회관 3층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장씨는 김양과 65년3월 결혼하기로 약속했었으나 김양의 외삼촌이 월남했기 때문에 월남 가족으로 몰리고 있어 당의 허락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고 『대학에 입학할 때도 당의 추천을 얻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송된 재일 교포들이 북괴의 선전에 넘어간 것을 후회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말에 따라 대한민국의 생활을 동경해오던 중 결혼까지 못하게 되자 월남의 뜻을 굳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북한에서는 철저한 주민등록으로 사돈의 팔촌까지 조사, 연고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헌 팔목시계 1개를 사려면 l년 봉급을 모두 털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폭로했다.
두 사람은 오는 18일 하오 2시 시민 회관 소강당에서 결혼식을 갖게 되며 장씨는 동양방직에 취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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