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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눈매가 닮았다는 행원증언 따라|하의 대동수사 전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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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하원호에 대한 「알리바이」를 추궁중인 은행「갱」수사본부는 증인들의 희미한 기억 때문에 하가 구랍 21일 아침부터 저녁 8시 사이에 무엇을 했는지 증명하지 못해 맥이 빠졌다. 그러나 수사본부는 상은 예금 취급소 출납계원 조영환(35)씨를 하와 대질시켜(모자를 씌우고)『체격과 눈매가 퍽 닮았다』는 진술을 듣고 하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않은 채 10일 상오 10시부터 거짓말 탐지기 실험에 들어갔다.
수사본부는 이 실험결과에 따라 하에 대한 혐의여부를 판가름하고 대동수사로써 치밀한 「알리바이」수사를 할 예정이다. 하가 친구에게 주었다는「칼」의 행방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용의자 수사
한편 수사본부는 작년 9월 30일 밤 9시 30분쯤 부평 검문소에서 김종수 순경을 때려뉘고 김순경의 45구경 권총(1297319번)을 뺏어, 도망친 총기전과 4범 김상수(34) 등 일당 3명도 쫓고있다.

<갑과 닯은 새 용의자> 천대용 심문
서울지검 배명인 검사는 구랍 29일 절도죄로 용산서에서 송치된 범행수법이 대담한 전과 7범 천대용(32·창신동 18)이 영등포 은행「갱」「갑」범인과 인상이 닮아「갱」사건 관련여부를 추궁중이다. 배 검사는 10일 중 시경수사 2계에서 천을 은행원들과 대질시킨다.

<갱 수사본부의 안팎> 고사까지 지내려
○…해를 넘긴 은행「갱」 수사본부는 답답한 김에 설날아침 남몰래 살짝 고사를 지내려 했다. 그러나 『행여 잡혔나?』출근한 기자들에게 이 묘한 행사가 발각되자 황급히 고사를 철회한 수사본부-결국 다 만들어 놓은 떡으로 설날아침상을 차렸다.
서장들도 벌벌
○…정초의 연휴는 커녕 사건발생 후 꼬박 20일간 서장실 침대에서 지새운 이현우 영등포서장-홧병나서 끙끙 앓다가 죽까지 쑤어먹고 있는데 지난 7일 밤엔 속옷차림으로 화장실에 가다가 마침 「브리핑」 받으러 들어오던 한 치안국장과 마주쳐 혼비백산….
또 영등포 파출소에 둘러앉아 수사중인 윤 수사계장은 늘 모자를 푹 눌러써 눈을 가리고 다니는데, 이유인 즉『「갱」을 못 잡아 시민들에게 면목이 없기 때문』이라고.
여관주인도 동정
○…수사본부가 마주 보이는 S여관주인 할머니는 새벽 1시나 3시 아무 때고 「문을 두드려도 불평 한마디 없이 친절-. J일보「팀」이 들어가면『쉿, 이 방엔 D일보, 저 방엔 C일보』 이렇게 귀띔 정보도 제공해줄 줄도 알게끔 됐다.
잠깐 눈을 붙였다가 부실부실 눈을 비비며 나가는 기자들에게 『에그, 그 망할 놈의「갱」이 빨리 잡혀야 우리총각들 고생을 앉을텐데…」라고 동정일석.
골치 앓는 형사들
○‥용의자를 쫓아 충북청주에 급파됐던 C형사는 역에서부터 줄곧 그곳 경찰의 미행을 당해 『기분 잡쳤다』고 툴툴-. 얼어붙은 눈길에서 아홉 번이나 미끄러졌는데, 그때마다 뒤돌아보면 미행자가 있더라는 것. 나중에서「범인이 은신한 관할경찰서장은 문책 받게 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영문을 알게된 C형사, 「그래서 용의자를 데리고 서울 올 때 그곳 서장·수사계장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었구나!』하고 뒤늦은 감탄사를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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