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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컵] 세 감독의 독특한 색깔

중앙일보

입력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4강에 진출, 대회우승을 향한 5부능선을 넘은 한국, 미국, 코스타리카 등 한일월드컵 본선진출 3개국감독들이 저마다 목표달성을 향한 주판 두드리기에 여념이 없다.

우선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 대회를 통해 숨길 것은 숨기고 얻을 것은 얻자는 실리파에 속한다.

히딩크 감독은 유럽의 심재원(프랑크푸르트), 안정환(페루자), 설기현(안더레흐트) 등 주전급 3인방을 데려오지 않아 마지막 카드는 남겼지만 유상철, 황선홍(이상가시와), 최용수(이치하라), 박지성, 안효연(이상 교토) 등 일본파 주전급들을 모조리 불러들인 가운데 골드컵을 새해 첫 전력강화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숨길 것은 없다"며 호기를 부렸던 히딩크 감독이지만 나름의 꼼수(?)는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꿔 상대팀 관계자들에게 시각적인 혼선을 주는가 하면 대표팀의 주요 전술로 굳혀가던 양 날개 공격수 중심의 3-4-3을 이번 대회들어 가동하지 않은 채 3-4-1-2전형으로 일관하고 있어 전력감추기 작전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런 반면 브루스 아레나 미국감독은 최대한 전력을 숨긴 가운데 이 대회를 신인 발굴의 장 정도로 보고 있는 케이스다.

어니 스튜어트(네덜란드 NAC브레다), 조 맥스 무어(잉글랜드 에버튼) 등 유럽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대표팀의 간판 스타들을 소집하지 않았던 아레나 감독은 "한국은 5월에야 우리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력은폐의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아레나 감독은 이번 대회기간은 물론 클레어몬트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도 특별히 할당한 일부 워밍업시간을 제외하고는 훈련장에 취재진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인바 있다.

이에 반해 알렉산더 기마라에스 코스타리카 감독은 모든 카드를 다 동원한 가운데 이 대회에서 조직력 배양과 다양한 스타일에 대한 적응력 키우기를 꾀하는 `대담형'에 속한다.

영국까지 건너가 톱 스트라이커 파울로 세자르 완초페(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의 차출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던 기마라에스 감독은 "우리는 돈을 들여 친선경기를 자주 할 여력이 안된다"며 "전력노출을 두려워 하느니보다 주전들에게 다양한 스타일을 경험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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