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北 요격할 미사일, 알래스카에 추가 배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헤이글 장관이 이날 공개한 4단계 조치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첫 조치여서 주목된다. [워싱턴 로이터=뉴시스]

미국이 북한을 최대 위협국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15일 오후(현지시간) 펜타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헤이글 장관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크게 발전해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서부 알래스카에 미사일 방어용 요격 미사일을 추가로 14기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요격 미사일은 2017년까지 추가 배치될 예정이며,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미국의 지상발사 요격 미사일은 현재 서부 알래스카에 26기, 캘리포니아에 4기 등 모두 30기가 배치돼 있다.

 헤이글 장관은 요격 미사일 외에도 고성능 조기경보 레이더인 탄도미사일 추적용 TPY-2를 일본에 추가 배치하고, 지상발사 요격미사일 기지 추가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실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구축함 발사용 미사일 프로그램 개혁 등 ‘미사일 방어(MD)망 구축’을 위한 4단계 조치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의 재정적자로 국방예산이 감축됨에 따라 유럽 MD 계획을 당초보다 축소한다는 발표에 뒤이어 나왔다. 헤이글 장관은 “예상보다 빨리 진전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유럽 MD에 들어갈 돈을 북한 미사일 대비 쪽으로 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밀러 국방차관, 제임스 윈펠드 합참부의장 등도 함께한 일문일답에선 북한의 위협을 체감하는 미 정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 북한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 정도만으로 막을 수 있는 건가.

 “우리 시스템은 믿을 만하다. 연내에 요격미사일 실험을 추가로 할 예정이다. 문제는 북한과 이란 등의 잠재 위협보다 앞서 방어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능력을 가졌다고 보는가.

 “우리는 정보기관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할 일을 하는 거다. 북한 나름의 시간표가 있겠지만 우리는 그보다 앞서 잠재 위협에 대비하려는 거다.”

 - 북한이 실제로 큰 위협이 되는 건가.

 “지난해 4월 (평양 열병식 때) 이동식 ICBM을 선보인 데 이어 12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위성 궤도로 발사하는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술을 과시했다.”

 “열병식 때 나온 KN-08 미사일 6기가 가짜란 주장이 있었지만 우리가 판단하기론 미국까지 도달할 사거리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윈펠드 합참부의장)

 - 이번 조치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이미 한국·일본 정부와는 논의했다. 중국 측에도 사전에 통보했다.”(밀러 차관)

 -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성공했는가.

 “정보사항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 다만 분명히 핵실험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젊은 사내(lad·김정은을 지칭)가 도발 의지를 꺾지 않는 한 사전 억지능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대가를 치르게 하는 거다.”(윈펠드 합참부의장)

 존 케리 국무장관은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정부의 MD 강화조치에 관해 설명했다.

박승희 특파원

[관계기사]

▶ 北에 경고…美 "붕괴 대비" 日 "멸망의 길 갈 것"
▶ 美 하원 정보위원장 "北 김정은의 안정성 궁금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