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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팔이 등친 「간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3일 상오 경찰은 날품팔이 「리어카」꾼 들을 등쳐 먹어온 대한통운 「중앙청과시장선」 운수노조경리장부 전부를 압수하고 노조지부장 박장출(51·영등포구 상도2동 158)씨 등 4명의 노조간부를 부당이득 취득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동운수노조가 노조에 가입된 회원 아닌 날품팔이 「리어카」꾼 1백60여명으로부터 노조회비, 시장관리비, 청소비 명목으로 하루 수입총액의 20%씩을 뜯어냈다고 밝혔다. 이날 압수된 경리장부를 검토한 경찰은 동운수노조가 하루평균 3만2천원씩, 지난 1년 동안만도 1천95만여원 이상을 뜯어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동노조지부장 박씨가 경리 잭임자 1인을 두고 그 밑에 배차반 배달반 경비반 등 업무 부서를 3개 반으로 조직, 일당 2백원에 고용한 반장을 통해 수금해왔고, 불응하는 사람은 일터에서 쫓아냈음도 밝혀냈다. 경찰은 동노조가 정회원 30명 외에 준회원, 가 회원제도를 마련, 노조의 허가장인 「표찰」 없는 지게꾼 등 막벌이 노동자의 접근을 못하게 하고 하루수입의 20%를 무조건 공제하겠다는 약속을 한 「리어카」꾼들에게만 일을 시켜왔음도 자백 받았다. 경찰은 동노조의 경비반은 서울시내에서 이름난 4형제파 깡패로 조직되어 있어 표찰 없이 일하러온 노동자들이 들키면 뭇매를 때려 쫓아왔음도 알아냈다.
경찰은 이날 피해자 중 한모(29·서대문구 충정로) 김모(31·서대문구 대현동)씨 등 7명을 불러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배달반장 김광홍(29), 수금반장 홍사직, 경리책임자 강규희씨를 연행, 조사했다. 경찰은 동운수노조가 매달 관리비조로 2만원씩 대한통운 측에 바쳐왔음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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