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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만 뜯는 류현진, 피자 끊은 이대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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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몸무게 100㎏이 넘어 ‘류뚱’이라는 별명을 가진 류현진(LA 다저스)이 시즌을 앞두고 다이어트에 한창이다. 류현진이 지난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장애물 넘기를 하고 있다. [글렌데일(애리조나)=임현동 기자]

프로야구는 다이어트 중이다. 뚱뚱한 선수들은 겨우내 불어난 살을 빼기 위해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마다 노하우가 있다. ‘류뚱’ 류현진(26·LA 다저스)은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빅보이’ 이대호(31·오릭스)는 고구마와 에어로빅으로 체중을 조절한다. 베테랑 이호준(37·NC)은 직접 맞춤형 저칼로리 주스를 만들어 먹는다.

 ◆류현진은 채식 중

류현진은 요즘 채식주의자가 다 됐다. 아침은 샐러드로 먹고, 하루에 몇 개씩 먹던 햄버거는 입에 대지 않는다. 좋아하는 고기는 되도록 피하고 김치찌개 등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한다. 그는 “요즘 풀만 뜯어먹고 산다”고 푸념한다.

 이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그라운드를 달리며 땀을 흘리고 있다. 훈련 시작 전 30분간 따로 러닝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움직이기조차 싫어했던 한화 시절과 180도 달라졌다.

 이번 겨울 미국에 진출한 류현진은 자신의 몸무게를 215파운드(97.5㎏)라고 적어냈다. 그러나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체중 검사를 한 결과 류현진의 체중은 255파운드(116㎏)로 밝혀졌다. 그는 “내 진짜 몸무게가 얼마인지는 아무에게도 알려줄 수 없다”며 잡아뗐다. 많은 기대를 받고 갔으니 체중관리에 소홀하면 눈치 보이기 쉽다. 류현진은 “요즘 들어 음식을 정말 많이 줄였다. 배고플 때는 그냥 잠을 잔다”고 했다. 한 달여 만에 류현진의 체중은 7㎏가량 빠졌다.

 ◆‘슬림 보이’ 이대호

이대호(左), 이호준(右)

2011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적힌 이대호의 공식 체중은 130㎏. 실제로는 15㎏ 정도 더 나가는 ‘빅 보이’였다. 그는 “시즌 때는 밤마다 동료들과 치킨과 피자를 배달해 먹었다. 몸에 살이 붙는 게 느껴졌다”고 했다.

 1년 전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하자 오카다 아키노부(53) 당시 오릭스 감독은 이대호에게 “살을 빼라”고 주문했다. 이대호는 그날부터 고구마와 선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새벽마다 집 근처 산을 올랐다. 오후에는 타격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저녁에는 수영과 에어로빅을 했다. 한 달 만에 무려 20㎏을 뺐다.

 이번 겨울에도 그는 달콤한 휴식을 취했고, 일본에서 먹지 못한 음식도 즐겼다. 당연히 몸무게도 늘었다. 하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야식을 줄였고, 모교인 경남고에서 러닝과 타격 훈련을 하며 체중을 관리했다. 이대호는 대표팀에 합류할 때 몸무게를 125㎏으로 맞추는 데 성공했다.

 ◆이호준 ‘나만의 요리’

지난해 11월 NC로 이적한 이호준은 최근 8㎏가량 체중을 줄였다. 신생 구단인 NC는 젊은 선수가 많다. 이호준은 “고참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후배들에게 몸 관리를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다짐하더니 결국 실천했다.

 이호준은 매일 아침 토마토와 닭가슴살을 물에 갈아 마신다. 단조로운 식단이 지겨울 때는 샐러드로 먹는데, 이때도 칼로리가 높은 드레싱은 뺀다. 그는 “병에 담아 생각날 때마다 마신다. 포만감이 생겨 다른 음식은 생각나지 않는다. 보름만 먹으면 8㎏ 이상은 충분히 뺄 수 있다”며 웃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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