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부 영농보조금 받아 버섯 재배하며 전원 생활 즐겨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추위가 꺾이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겨우내 꽁꽁 얼었던 전원주택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까지 주택경기가 가라앉아 있지만 되레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값이 뚝 떨어지면서 집에 대한 인식이 ‘재테크’ 대상에서 ‘삶의 터전’으로 이동하고 있는 영향이다.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 쾌적한 주거여건을 중요시하는 주택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원주택 분양시장에도 봄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대정하우징 박철민 사장은 “날이 따뜻해지면서 전원주택을 지을만한 땅을 보러 다니는 수요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중대형 전원주택이 재력가들의 ‘별장’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실속형 전원주택이 인기다. 집 크기가 줄어들면 가격 부담을 덜 수 있고 관리도 수월해서다. 충북 충주시 앙성면 용대리의 용대골전원마을엔 1억원 미만의 소형 전원주택이 있다. 전원주택부지 330㎡에 20㎡형(이하 건축면적) 전원주택을 7500만원에 장만할 수 있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정배리 대정밸리는 60㎡ 크기의 전원주택(땅 303㎡)을 1억7000만원에 분양한다. 분양 관계자는 “최대 7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대출을 활용하면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땅 주인이 직접 분양해 주변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전원주택부지도 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전원주택지는 3.3㎡당 400만원선에 분양 받을 수 있다. 주변 시세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경기도 이천시 송정동의 고급 전원주택지도 주변 시세보다 20~30% 싼 3.3㎡당 150만원에 분양 중이다.

전원생활을 즐기며 소일거리를 할 수 있는 단지도 눈에 띈다. 충북 제천시 무도리의 정일품송명품마을은 목조건축학교·목공방 등을 자체 운영하는 협동조합식 공동체 마을이다. 105㎡ 크기의 전원주택(땅 495㎡)을 분양 받는데 2억3000만원이 든다. 경기도 여주군 산북면 상품리의 꽃송이버섯마을엔 정부에서 영농보조금을 지원하는 합동버섯재배단지가 있다. 5억5000만원이며 115㎡ 크기의 전원주택(땅 825㎡)과 꽃송이버섯재배지 198㎡를 모두 분양받을 수 있다.

넉넉한 ‘덤’을 얹어주기도 한다.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드림빌리지는 계약자에게 야생화 텃밭(165㎡)을 제공한다. 분양가는 3.3㎡당 30만~35만원선. 충주시 소태면 덕은리의 강변마을의 땅을 분양 받으면 소나무(300만원)와 텃밭(33㎡)이 덤이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삼회리의 파라도원은 계약자에게 건축설계비(1000만원)을 지원해준다.

가격이 싸다고, 혜택이 많다고, 주변 환경이 아름답다고 덥석 전원주택을 분양 받는 것은 위험하다. 아파트처럼 거래가 쉽지 않아 전원주택을 장만하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주말에만 머무는 주말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가격 부담이 적은 소형주택이 적당하다. 2억원을 넘지 않는 주택(3년 이상 보유)은 양도세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현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