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유당 40% 넘게 쓰고 산양분유 표기는 부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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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프리미엄 분유’로 불리는 산양분유가 논란에 휩싸였다. 핵심은 일부 산양분유 제품이 산양 유당 대신 젖소 유당을 사용하며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는 것. 한 지상파 방송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하자 소비자단체와 주부들 사이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논란에 대해 신생 분유업체인 아이배냇 윤숭섭(55·사진) 연구소장은 “산양이 아닌 젖소 유당을 40% 이상 사용하면서도 ‘산양분유’라고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회사 제품은 100% 산양 분유”라며 “산양 유당이 생산되지 않거나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사실상 젖소 유당으로 분유를 만드는 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소장은 일본 니혼대학에서 식품공학 학사·박사학위를 받고 25년간 우유·분유를 연구한 전문가다. 매일유업 연구소장과 동원식품 과학연구원 원장을 지냈으며, 식약청과 낙농진흥회에서도 활동했다.

 윤 소장이 분유를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소화흡수력’이다. 그는 “아기들은 소화흡수를 도와주는 장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엄마가 준 모유조차 소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하지만 100% 산양 유당을 사용해 모유와 가장 유사한 단백질 구성으로 부드러운 소화를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안전성에도 신경을 썼다. 윤 소장은 “방사능 함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일본산 원재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며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파괴되지 않고 영양이 가장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살균공법도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엄마가 아기에게 안심하고 분유를 먹일 수 있도록 초유처럼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성분은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소장은 신생업체 임원으로서 대기업의 진입 장벽도 언급했다. 아이배냇은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그는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들은 이미 기존 업체들로부터 많은 비용을 지원받으며 특정사 분유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 구조에선 엄마가 가져야 할 분유선택권이 대단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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