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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높은 아파트, 임대사업자에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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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소형 아파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매입 때 자금 부담이 작은 데다 보증부 월세(반전세)나 월세로 세를 놓으면 짭짤한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시세 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09년 1월(38.2%) 이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55.9%에 이른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 전세가율이 70%가 넘는 아파트는 현재 35만1000여 가구로 2010년(9000여 가구)에 비해 3배 증가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팀 홍석민 팀장은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데 집값은 떨어지면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확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는 초기자금 부담이 작아 임대사업자에게 인기다. 예컨대 전세가율이 70%인 아파트(2억원)는 6000만원이면 장만할 수 있다. 신한은행 부동산팀 이남수 팀장은 “매입 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 매월 은행 금리보다 낫고 안정적인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며 “저금리 때문에 이들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은 대개 연 7% 수준으로, 1000만원당 월 6만원꼴이다.

 여기다 취득세 추가 감면 등 새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서울에선 노원·중랑·동대문·관악구 등지의 소형 아파트 투자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광화문·여의도 등 업무시설 밀집지역으로 출퇴근이 편하고 교육여건이 괜찮은 편이기 때문이다. 아파트값이 비싼 강남권과 달리 2억~3억원 선 소형 아파트가 많아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이유다. 이들 지역 소형 아파트는 전세를 끼고 5000만~8000만원이면 투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경기도에서는 분당·판교·일산·부천 등지다.

 전세가율이 높은 단지 중에서도 지하철 역세권 단지가 유리하다. 출퇴근이 편리해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업무시설 밀집지역과 연결되는 지역이면 더 좋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수도권에서도 지하철 7호선 철산역(광명시)이나 1호선 당정역(군포시) 등 서울 도심과 직결되는 지역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높더라도 시세 차익을 노려 대출을 많이 받아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최근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을 낙관하기 힘들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대출이 많으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전셋값과 대출을 합한 금액이 집값의 70%를 넘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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