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한성필(41) 작가에게 공사 현장에 설치된 가림막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다. 물론 아무 가림막은 아니고 근사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야 한다.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멋진 가림막을 찾아내 자신만의 손길로 다듬어내는 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이다.
한성필 개인전-Diplopia. 3월 5일~4월 7일 서울 청담동 아라리오 갤러리, 문의 02-541-5701
때로 가림막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남한산성의 행궁인 한남루를 복원할 때 그는 병자호란 당시 굴욕의 현장이었던 한남루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 이어붙였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풀 HDTV보다 4배가 높은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울트라 TV로 구현한 작업이다. 2012년 세계 최초로 84인치 4K UHD TV를 내놓은 LG전자의 TV 화면 속으로 부산 감천동의 이국적인 풍경이 잔잔하게 일렁이며 다가온다.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