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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⑩ 수비의 마지막 보루 '골키퍼'

중앙일보

입력

'공격의 첫 출발점이자 수비의 마지막 보루.'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는 기본 임무 뿐 아니라 스위퍼처럼 문전을 지나가는 크로스패스를 미연에 차단하고 공격으로 전환시 재빨리 적재적소에 볼을 배급하는 임무를 맡는 골키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포워드에 비하면 항상 그늘에 가려있지만 골키퍼의 사소한 실수가 바로 팀의 패배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렀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는 스트라이커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월드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는 골키퍼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

현재 전세계 골키퍼 가운데 단연 최고로 꼽히고 있는 선수는 바로 독일의 올리버 칸(32.바이에른 뮌헨). 칸은 최근 축구전문지 '키커'의 기자단 투표에서 2년 연속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데 이어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에 의해서도 최우수 골키퍼에 뽑혔다.

185㎝에 85㎏의 다부진 몸매의 칸은 축구전문가들이 문전 크로스패스 저지 능력을 그의 주특기로 꼽을 만큼 판단력과 순발력이 뛰어난데다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성실함과 절제로 매사에 모범을 보이며 독일 전차군단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93년 10월 대표선수로 발탁됐지만 94,98년 두 차례의 월드컵대회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칸은 프랑스월드컵 주전골키퍼 안드레아스 쾨프케가 은퇴하고 나서야 서른줄 나이에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한 대기만성형.

칸이 '모범생'이라면 파라과이의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36.스트라스부르)는 그라운드의 '악동'이다.

경기 중 상대선수들에게 욕설을 퍼붓는가하면 관중, 취재기자에게 손찌검을 하는 등 돌출행동으로 '괴짜 골키퍼'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그러나 그의 동물적인 방어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골 넣는 골키퍼'라는 별명처럼 부단한 프리킥 연습을 통해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4골, 개인통산 50골이상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해 파라과이에서는 오히려 국민적인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지난 98년 프랑스가 월드컵 트로피를 안았을 때 골문에는 바로 파비앙 바르테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키고 있었다.

바르테즈는 당시 본선 7경기에서 2골만을 내주며 세계 골키퍼들의 선망의 대상인 '야신'상을 수상했고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지네딘 지단에 못지않은 조명속에사랑을 받았다.

이런 그가 4년을 기다려 다시 세계 최고 자리에 복귀하기 위해 나선다.

이밖에 이탈리아에는 골키퍼 가운데는 세계 최고(587억원)이자 역대 이적료 순위 4위로 최고 골키퍼의 자존심을 살린 잔루이지 부폰(24.유벤투스)이 수문장으로버티고 있다.

또 최근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조국의 방패'로 사랑받고 있는'아스날의 10년 지기' 데이비드 시먼(38)은 잉글랜드의 골문을 막는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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