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방송「프로」에 서울시내의 어떤국민학교아이들이 나와서 특기자랑을 하는것을보았다. 도련님들의 뛰어난 재간에 깊은감명을 받은 「아나운서」가 그중한 귀공자를 보고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의 톡징은 뭐지요』하고 물었다. 그귀공자는곧 『우리 X국민학교는특A학교로서…』 하고미리준비했던 대사를 눈하나 깜짝않고 외어갔다. 그 대사가 미처 끝나기 전에, 당황한 「아나운서」는 『네, 그건 다 좋은데요, 국민학교는 다 똑 같은거니까 특A니 뭐니 하는 말을하면 안되겠지요, 네?』하고 얼버무렸다.
TV·냉장고·전화등을 가진 사람에게 세금을 마로 매기겠다는 구상이 좀 더 일찌기 나왔던들 어린 애입에서 「특A급」이라는 끔찍한 말도 나오지않고, 「아나운서」도 당황할 필요가 없지않았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그 어린 애가 한 말이 거짓말이 아니고, 특A급학교가 장안에 수두룩이 있다. 그리고「아르키메데스」나 「아인슈타인」의 후예들만 모였대서 특A교가 아니라, TV와 냉장고와 전화기가 상징하는 풍요한 시민들의 자제들이, 치맛바람을 타고 노니는곳이 특A교. 흔히는 두드러진 재부를 거리낌없이 과시해서 들어같 수 있고, 가정경경조사해의 내용이 화려할수록, 더욱 은근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TV·냉장고·전화에다가「피아노」·전축·세탁기를 더하고, 식모의 수효까지를 가산해서 소유에 대한 세금을 매기기로 한다면, 그리고 만일에 국민학교아동들이 써 내는 경경조서가 과세증과가 된다면, 이야기가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종래과장에 흐르기 쉽던 조예의 내용이 졸지에 회색의 궁상을 띠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속 부자탐지기가발명돼야하고, 보호자의금력이외의 딴요소가 특A교 입학요건으로 등장해서, 의무교육에 새로운 국면이 트일지도 모른다.
지정·보통·지정보통세해서 명칭이 구구하고, 일세에는 실현가능성이 없다고도 하는 이구상은매우 기발하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옹색하고, 야속하고, 쩨쩨한인상을 주지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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