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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을 냉동 수송하는 콜드·체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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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썩기 쉬운 야채나 과일·생선을 게절의 변화에도 구애받지 않고 신선한 그대로,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가져가는 유통 기구「콜드·체인」(Cold chain)이라는 새로운 유통 방법이 미국에서는 보편화되고 있다. 말하자면 냉장고「릴레이」식 운송에 의해 생산될 때의 상태 내로 최종 소비자까지 식품이 들어가는 것.
야채·생선 등의 식품은 생산의 시한성을 지니고 있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신선한 맛을 맛 볼 수 없는 것이 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급속 냉속법을 끌어들인 「콜드·체인」이라는 유통 기구.

<식품 세포 파괴 안돼>
옛날의 부패성 식품을 보존하는 방법은 햇볕에 멀리거나 소금에 절여 갈무리하는 것 등 이었으며 19세기에 들어서서 증발, 통조림, 냉동업 등이 새로 나타났다. 특히 1880년대에 발명된 냉동기로 인해 인공빙 제조가 가능하게 되자 야채·생선·고기 등의 냉장은 새로운 식품 저장법으로 단연 인기를 독차지. 그러나 얼음에 식품을 채워 넣어 보니 식품의 세포가 열어 들어가 도로 제 모습에 돌아올 때면 풀어져 버린다는 결점이 나타났다. 이 문제에 착안한 미국의 과학자「파스아이」는 1924년 급속 냉동법을 창안, 일시에 영하 2O도로 식품을 얼리면 아무런 영향도 안 입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2차 대전 때 등장>
급속 냉동법의 출현을 계기로 「콜드·체인」시대는 펼쳐졌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주석의 심각한 부족으로 통조림 군용 식량 제조에 막대한 지장을 느낀 미국 군수 당국은 이 급속 냉동법에 눈을 돌려 전선의 병사들에게 식량 보급을 추진하기에 이르렀고 이 방법이 전후에 그대로 미국 사회에 번져 「콜드·체인」의 전성 시대를 낳았다.

<10년간 물가 안정>
생산지에서 생산되자마자 냉동 창고에 들어간 식품은 냉장 「트럭」이나 냉장 「트레일러」에 실려 소비지 냉동 창고로, 여기에서 도매·소매상 냉장고를 거쳐 소비자의 손에 도착하기까지가 간략히 줄여 본 「콜드·체인」의 유통 기구.
「콜드·체인」은 연중 생산품을 보존, 공급할 수가 있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긴 안목으로 볼 때 풍작과 흉작의 격차를 메울 수 있다는 경제적 효과마저 수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콜드·체인」의 발달로 생선 식품 가격이 최근 10년간 거의 변동 없다는 것이고 보면 계절에 따라 값의 변동이 심해 고통을 받는 한국 주부에게는 부럽기만 한 얘기.

<수송 중손실 방지>
「콜드·체인」을 통하면 식품의 손실도 적어진다. 보통 우리나라와 같은 유통 기구를 갖는 경우에는「비타민」이나 「미네랄」등 영양이 풍부한 생선류가 수송 도중 썩거나 질이 몹시 변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생산자에게서 소비자까지 가는 동안 야채 17% 생선류 37%가 못쓰게 된다는 통계. 또한 생선 같은 것은 꼬리·비늘·내장 등 못 먹고 버리게 되는 부분이 전체의 40%.「콜드·체인」기구가 있어 이 버리는 부분을 생산지에서 처음부터 정리해오면 수송비도 싸지게 마련. 이러고 보면 우리나라 지난해의 어획고 53만「톤」중에서 21만「톤」에 해당하는 수송비가 절약될 수 있는 것이었다.
미국에는 냉동 식품을 운반하기 위해 61년 현재 냉장 「트레일러」5만대, 냉장 「트럭」은 25만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콜드·체인」이 우리를 찾아오려면 막대한 자금과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현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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