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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위서 작년부터 입선|국내 과학자 66명을 파유|문제 많았던 한국 대표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과학의 「올림픽」이라는 제11차 태평양 과학 회의에는 66명의 국내 과학자가 대표 선수로 파견됐다. 3명의 공식 대표를 포함한 이들 중 52명이 나랏돈 또는 외국 기관의 원조로 참석케 되었고, 6명은 다른 학술회의로 동경을 들르는 길에 참석하는 것이며, 나머지 8명은 자비참석으로 돼있다.
그러나 이 대표단의 선발은 이미 상당한 비난을 모아 왔고, 앞으로 반드시 해결돼야만할 문제성을 표면화시켜놓았다.
원래 대표 선발은 1년 전부터 학술원에 의해 주관돼왔고 대표전형은 다음 10인위가 맡았었다. 이병찬(학술원회장) 안동혁(동부회장) 박동길(동자연과학부장) 강영선(동물학회장) 이민재(식물학회장) 권령대(물리학회장) 심종섭(유엔산림조사기구) 이제구(서울의대학장) 한귀동(서울약대교수) 육지수(서울문리대교수) 등 학술원 회원으로 구성된 10위원의 ①「심포지엄」에서의 논문 발표자 ②분과회의에서의 논문 발표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키로 경했다.
논문은 초록을 일본의 준비 위원회에 보내 통과돼야만 발포할 수가 있다. 학술원은 개인적으로 논문을 보내지 말고 학회를 통해 단체적으로 낼 것을 국내학자들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태평양 과학 회의의 분과는 국내의 학회구성과 같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계가 없는 방계학회에 논문을 낸 학자도 많지 않았다
또 일부 학자는 개인적으로 논문을 내는가 하면「심포지엄」에 참가한 A씨는 두 번이나 논문이 채택되지 않자 자기전공도 아닌 엉뚱한 논문을 보내 겨우 채택되기도 했다
대표 확정의 날-그러나 참가를 바라고 있는 10인위의 한사람은 그때까지도 논문 발표자로 뽑히지를 못했다.
결국 전형이란 학회사이의 나눠 먹기 식이 돼버렸고 따라서 학문적 값이 어떻건 논문이 어떻건 우선 학회내의 높은 자리에 있는 학자만이 선발될 수밖에 없었다. 이름에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는 몇 소장 학자는 희생돼 버렸고, 어는 원로 학자는 남의 논문을 빌어 가지고 국제 회의에 나간 것이다.
엉뚱한 권위주의의 그늘 속에 일부 학자의 관광여행을 나랏돈으로 보낸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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