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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라·쇤보른·우엘레 후임 유력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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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왼쪽부터 앙겔로 스콜라, 크리스토프 쇤보른, 마르크 우엘레.

교황 베네딕토16세의 전격 사임 발표로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구심점이 될 후임 교황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통신은 11일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로 앙겔로 스콜라 추기경(밀라노 대주교·72), 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빈 대주교·68),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주교회의 회장·69) 등 3명을 꼽았다.

 이탈리아 태생인 스콜라 추기경은 2001년 6월 교황 베네딕토16세에 의해 밀라노 대주교로 임명됐다. 그는 2002년부터 베니스 대주교로 일했으며, 2003년 추기경이 됐다. 그는 밀라노 가톨릭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기독교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콜라 추기경은 윤리학·인류학·성·결혼·가족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많은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2010년 4월 가톨릭 사제들이 저지른 성추행 파문으로 교황 베네딕토16세가 비난을 받자 추기경단을 대표해 “신의 백성들이 교황 성하 옆을 지키고 있으며, 이런 사소한 가십 거리에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복음을 전파하는 교황 성하의 영적인 힘과 용기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하며 교황을 적극 옹호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쇤보른 추기경은 중부 유럽의 귀족 가문 출신이다. 쇤보른 가문은 가톨릭 교회와 신성로마제국 등에서 추기경·대주교 등 숱한 교회 고위직을 배출했다. 그는 사제가 된 뒤 파리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그는 1996년 오스트리아 TV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즈로 고통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덜 사악한 악이라 할 수 있는 콘돔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콘돔 사용이 성관계에서 이상적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도버 지역 교육위원회가 창조론에 가까운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을 가르치지 못하도록 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 비난에 가까운 발언을 하며 보수적 시각을 드러냈다.

 캐나다 퀘벡주 출신인 우엘레 추기경은 2010년 6월 교황 베네딕토16세에 의해 주교회의 의장 겸 교황청남미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퀘벡 대주교로 활동하다 2003년 추기경이 됐다.

그는 몬트리올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성직자가 됐다. 이어 교황청의 그레고리안대학에서 도그마 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엘레 추기경은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신학대학 교수로 지냈다. 우엘레 추기경은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중절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부는 임신부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캐나다 가톨릭 교회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공개 사과했다. 그는 2007년 “캐나다 가톨릭 교회의 반유대주의, 인종주의, 여성과 동성애자에 대한 무관심과 차별 등의 잘못에 대해 사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다른 후보로 미국 출신의 티머시 돌란 추기경도 거론된다. AP통신은 그러나 돌란 추기경이 교황이 될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돌란 추기경이 인기가 있고 교황 베네딕토16세의 보수적인 시각을 잇고 있지만 교황청이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에서 교황을 선출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이유다.

 후임 교황으로 의외의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 회의인 콘클라베는 비밀리에 진행되며, 합의에 따라 추기경 중 누구나 교황으로 선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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