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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보울 어디로 튈까? 오클랜드 창 vs 탬파베이 방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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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보울'로 가는 길에는 언제나 드라마 같은 승부가 펼쳐진다.

20일(한국시간) 벌어진 미프로풋볼리그(NFL) 양대 콘퍼런스 챔피언십도 그랬다.

내셔널 콘퍼런스(NFC) 챔피언십에서는 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절대 열세'라는 예상을 비웃고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27-10으로 제압, 수퍼보울 티켓을 따냈다.

아메리칸 콘퍼런스(AFC) 챔피언십에서는 정규시즌 MVP 리치 개넌을 앞세운 오클랜드 레이더스가 테네시 타이탄스를 41-24로 꺾고 결전의 파트너가 됐다.

두 팀은 오는 27일 샌디에이고 퀄컴스타디움에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놓고 일전을 벌인다. 이번이 37회째. 수퍼보울은 단일 스포츠 이벤트로는 지구촌 최대의 쇼로 불린다.

▶존슨 앤드 존슨, 그리고 깨끗한 이발소(Barber)

10-10으로 맞선 2쿼터 후반, 버커니어스의 브래드 존슨(쿼터백)과 키션 존슨(와이드리시버) 콤비가 승리의 시동을 걸었다. 그때까지 단 한번의 패스도 받지 못했던 키션은 6분42초를 남기고 브래드의 22야드짜리 패스를 받아냈다.

이어 2분31초를 남기고는 브래드의 정확한 9야드짜리 패스가 키션의 가슴팍에 꽂히면서 결승 터치다운으로 연결됐다. 이때부터 일방적인 버커니어스의 분위기. 이글스의 패스 공격은 번번이 버커니어스 코너백 론데 바버(Barber)의 호수비에 걸렸다.

20-10으로 앞선 4쿼터 6분31초를 남기고 바버는 추격해 오는 이글스의 공격을 92야드짜리 인터셉트 터치다운으로 따돌려버렸다. '이발소의 면도날'로 추격의 맥을 끊어버리는 순간이었다.

▶두편의 영화 레이더스와 타이타닉

홈구장의 레이더스는 30대 중반의 리치 개넌.제리 라이스.론 우드슨.팀 브라운의 활약으로 19년간 잃어버렸던 수퍼보울의 성채(城砦)를 찾아냈다.

1983년 LA 레이더스 시절 이후 19년 만의 수퍼보울 진출 티켓이었다. 그들의 노련한 플레이는 고비 때마다 흐름을 끊고 승기를 레이더스 쪽으로 돌렸다.

반면 쿼터백 스티브 맥네어가 고군분투한 타이탄스는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처럼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무너졌다. 타이탄스로서는 3쿼터 중반 24-27까지 따라붙었을 때가 절정, 그 고비에서 잇따른 수비 실수로 거함은 속절없이 가라앉았다.

▶1월 27일 샌디에이고

도박사들은 두 경기가 끝나자마자 재빠르게 레이더스의 우세를 점치고 나섰다.

레이더스가 4~5점 정도 우세하다는 전망이 현지의 분위기다.

버커니어스의 강력한 수비가 레이더스 베테랑들의 노련미에 꺾일 것이라는 것. 그러나 지난해 수퍼보울에서는 14점차 열세였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보란 듯이'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미식축구 공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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