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미래,아주 차갑거나 아주 뜨겁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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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은하수 이야기
위베르 리브스 지음
성귀수 옮김, 열림원
240쪽, 1만3000원

“세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기이할 뿐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기이하다.”

 영국 과학자 존 에클스의 이야기다. 은하수를 소재로 우주 탄생의 비밀부터 미래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 이 책을 보면 절감하게 되는 말이다.

 우주는 137억 년 전 ‘탄생’했다. 각각의 은하수와 지구간의 거리, 지구에서 멀어지는 속도를 측정해 계산한 것이다. 여기서 은하수는 태양과 같은 별들이 약 1000억 개씩 모여 이루어진 천체를 가리킨다.

 은하수가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속한 은하수와 비슷한 규모의 은하수를 1000개 가량 거느리고 있는 은하단이 있는데 그 직경만 수억 광년에 이르는 ‘소우주’다. 이 모두 ‘빅뱅’으로 태어난 별들인데 시간이 갈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데 이것이 우주 팽창론이다.

 그렇다면 우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현재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우주가 무한정 차가워지면서 점점 속도가 느려져 우주공간이 비어가되 그렇다고 빈 공간이 되지 않는 ‘빅 칠(Big Chill·거대한 냉각)’이론과, 은하수들의 운동이 느려지다가 퇴행운동으로 서로 가까워지면서 빅뱅 순간의 초고온 상태로 회귀하는 ‘빅 크런치(Big Crunch·거대한 수축)’이론이다.

 책은 프랑스의 천체물리학자가 교양전문 라디오방송에서 했던 강연을 모았기에 설명은 친절하다. 하지만 어지간한 관련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나아가 상상하기는 더욱 어렵다.

 좀처럼 접할 수 없는, 그야말로 천문학적 단위와 용어도 그 이유지만 우주 폭발 때 최초의 빛(‘우주 화석’이란다)을 연구하는 이야기며, 10차원 우주를 상정하는 ‘초끈 이론’에 평형우주론까지 나오니 말이다.

 이 분야의 고전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를 꼽는데, 그 책이 일종의 문명론에 가깝다면 이 책은 우주수평선, 암흑에너지 등 천체물리학의 기본 물음 66가지를 정리해 그 입문서로 삼을 만하다.

 이도 어렵다면 『십대,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이광식 지음, 더숲)를 권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답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아득해서 아찔하긴 하지만.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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