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 금융사별 해외펀드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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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각종 해외펀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해외 굴지의 금융회사가 만든 상품을 국내 금융회사들이 팔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서만도 우리은행.한미은행.삼성증권.대한투신증권 등이 새로운 해외펀드 상품을 내놓았으며 씨티은행.미래에셋증권 등은 이미 지난 해에 상당한 판매실적을 냈다.

한국투신증권은 1백23개에 달하는 해외펀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제일투신증권도 최근 고수익을 기록한 펀드로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침체되고 금리가 급락하면서 해외펀드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외펀드 역시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이 있는 신탁상품인 데다 우리에게 아직 생소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국내펀드와의 차이점=해외펀드는 국내에 마땅히 장기투자를 할 만한 대안이 없고, 국내 자산으로 어느 정도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위험분산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등 해외 자본시장이 아무래도 정치.사회적 변동에 따른 충격을 덜 받는 만큼 안정적이라는 측면에서도 국내 펀드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해외 펀드의 매력 중 하나는 환율이다.이전엔 환율변동이 큰 위험으로 여겨졌지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펀드들은 대부분 선물환 거래를 병행하고 있어 오히려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관계자들은 연 7%대의 평균수익률 외에 선물환 마진(연 2.5%,비과세)의 추가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해외펀드들은 대개 가입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중도환매 때도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주의할 점=그렇지만 해외펀드 역시 실적배당 상품인 만큼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 해외펀드는 1998년에 연 3백%를 넘는 고수익을 올리기도 했으나 이후 미국 나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펀드를 고를 때 수익률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유의 사항으로 다음의 일곱 가지를 꼽는다. ①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다. ②수익률만큼 중요한 위험률도 살펴야 한다.

수익률 변동폭과 각종 지표를 고려하되 변동폭이 크면 위험도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③주식.채권 등의 투자비율을 챙겨봐야 한다. 분산투자형이 아무래도 덜 위험하다.

④국가별 투자비중을 따져보라. 고위험 고수익 국가군(이머징 마켓)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지, 저위험 저수익 국가군(선진시장)에 투자하는 것인지 따져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⑤보유 종목의 건전성도 들여다봐야 한다. ⑥펀드 규모를 알아봐야 한다. 같은 성격이라면 규모가 큰 펀드가 덜 위험하다. ⑦펀드의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을 비교해보라.

◇어떤 상품들이 있나=현재 한국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대체로 피델리티.메릴린치.프랭클린템플턴.슈로더.UBS 등 세계 굴지의 신탁회사가 만든 상품들이다.

지난해 해외펀드 판매로 짭짤한 수익을 올린 씨티은행은 현재 네개 운용사의 다섯개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주로 미국 주택저당채권에 투자하거나 국채 및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가장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기관은 한투증권이다.한투증권은 피델리티.메릴린치.UBS사의 펀드 1백23개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주로 권하는 상품은 운용사별로 서너 가지 정도다. 국내에서 UBS 상품은 한투에서만 취급하고 있다.

제일투자증권의 경우 미국 푸르덴셜그룹의 푸르메리카와 독점으로 계약을 하고 '푸르메리카 하이일드 펀드'를 내놓았다. 최근 3개월간의 수익률이 연 12.30%에 달해 현재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피델리티의 미달러 채권펀드를 주로 판매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다른 기관들에 비해 수수료가 낮은 편이다.

삼성증권과 대투증권은 지난주부터 슈로더의 '이머징마켓(신흥시장)채권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다른 펀드들이 주로 미국을 투자처로 삼는 반면 전 세계 이머징마켓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이다.

이외에 은행권에선 한미.우리.제일은행이 피델리티.슈로더.메릴린치 등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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