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해 예산 회기내 처리 어려워져

중앙일보

입력

새해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 내(9일)처리가 어려워졌다.

국회 예결위 여야 간사는 4일 계수조정소위 구성과 관련해 두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입씨름만 하다 결렬됐다.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구(李漢久)의원이 "안되면 표결로 소위 구성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간사인 강운태(姜雲太)의원은 "전례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 지도부와 당내 예결위원들이 감정 충돌을 빚었고, 민주당은 야당의 이같은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한나라당 예결위원 회의에서 김만제(金滿堤)정책위의장은 "수(數)의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측 요구(계수조정소위 여야 동수 구성)를 받아들여 빨리 예산 심의에 착수하자"고 제안했다가 반발에 부닥쳤다.

한 예결위원은 "예산은 국민의 주머니와 직결된다"며 "예산을 제대로 심사하자는데 '수의 힘'이라니 당치도 않다"고 반박했다.

다른 위원도 "과거 우리 당이 소수일 때는 힘이 없어 못했고, 지금은 여론이 부담돼 못한다는 게 무슨 소리냐"고 따지는 등 성토가 이어졌다.

김만제 의장은 4일 이한구 의원에게 "더 늦어지면 안된다"고 재차 종용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李의원은 "이회창 총재에게 '소위 구성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만제 의장은 "도대체 말들을 안들어 못하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민주당은 명분론으로 대야 압박에 나섰다.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국민의 정부 출범 후 한나라당은 예산안을 한번도 법정기일 내에 통과시켜 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계수조정소위 구성이 지연되는 것이 야당 내 내부사정 때문이라는 게 더 개탄스럽다"고 공세를 폈다.

이수호 기자 hodor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