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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의 적 해충|생태 및 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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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월말부터 영서·영남의 일부지방에는 독나방이 번져 수많은 어린이들이 피붓병에 걸려 학교를 쉬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매년 7월을 전후하여 우리나라에 번져 인체 및 산림에 해를 주고있는 독나방은 전신에 노란 독 가루투성이로 사람들의 살갗에 묻으면 두드러기를 일으키며 가렵다. 그러나 독나방의 피해는 피붓병만이 아니라 나무 잎까지 갉아먹고 있어 큰일. 사과·배 등 과수에서부터 「포플러」에 이르기까지 나무 잎을 마구 갉아먹는다. 따라서 우리나라 산림에 가장 큰 피해를 끼치고 있는 해충으로 흰불나방과 송충·밤나무흑벌을 들 수 있다.
미국산인 흰불나방은 미군의 군수물자에 묻어 1958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원래 선진국에서는 목재의 수입에도 꼭 검사를 거처 외국산해충의 밀입국을 막고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미처 여기까지 손쓸 틈이 없은 채 흰불나방이 밀입국, 이태원에서부터 번지기 시작, 무서운 속도로 전국을 휩쓸었다. 한창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쳤던 61년부터 3년 동안 전국의 가로수는 약2백만 그루가 흰불나방 등쌀에 말라 죽어갔다.
흰불나방은 흰빛에 몸길이가 10∼15「밀러」1쌍이 번식하기 시작하면 1년에 세번 알을 까고 결과적으로는 18만 마리까지 번식한다는 놀라운 번식을 갖고 있다. 알은 한꺼번에 나뭇잎 하나에 6∼7백개씩 까놓으며 이것이 부화하면 그 나뭇잎은 물론 나무전체의 잎을 우선 다 갉아먹으므로 나무가 말라죽게 마련이다. 나방이 된 후에는 어두워지면 활발히 날기 시작, 특히 불빛을 잘 따르므로 흰불나방이란 이름이 붙었다.
흰불나방 외에도 송충이 산림의 해충으로 손꼽힌다. 근래에는 송충보다 방제가 더 곤란한 솔잎흑파리가 소나무를 말려 죽이는 일이 많다. 이보다는 못하지만 근래에 생밤의 해충으로 밤나무흑벌이 있다. 밤나무의 눈에 알을 까 밤나무의 영양분을 고스란히 빨아먹고 그 자리에 혹 같은 흔적을 남겨놓는 2.5「밀리」의 작은 벌레.
이들 해충의 피해를 막으려면 품종을 좋은 것으로 골라 심고 해충을 잡아먹고 사는 천적을 보호한다.
과학의 발달은 해충제거에도 혁명을 일으키고있다. 인공으로 「집시불나방」의 암놈냄새를 내어 몰려드는 수놈을 잡아 없애는 방법이 실현되는가 하면 방사선 등을 써서 불임성을 일으킨 해충을 대량으로 만들어내어 죽은 알을 낳게 하기도 한다.<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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