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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지주사 전환 무산되나?…캐스팅보드는 '국민연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동아제약이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두고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짜배기인 박카스 사업의 편법 상속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는 모양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문제는 주요 주주들이 찬성 여부다. 회사 측의 계획대로 지배구조를 바꾸려면 임시주주총회에 주주 3분의 2이상이 참석해, 그 중 3분의 2 이상이 지주사 전환에 참성해야 한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면서 지주사 전환여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지주사 전환에 찬성하는 측은 강신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14.64%), 영국GSK그룹(9.91%), 일본 오츠카(7.92%) 등은 이다. 반면 한미약품(8.71%), 녹십자(4.2%), 국민연금(9.39%) 등은 반대의 뜻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주사 체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배구조를 바꾸면 그동안 취약하다고 평가받아온 소유지분구조를 강화해 경영불안을 해소,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돼 회사에 긍정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전세계 최대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에서도 동아제약이 지배구조를 바꾸면 사업적 성장을 달성하는데 더 용이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배구조 전환을 반대하는 입장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동아제약의 대표 제품인 '박카스'를 비롯해 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신설 동아제약이다.

이 회사는 비상장 상태로 지주회사 아래에 놓인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은 비상장 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든다. 결국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다 비상장 회사를 헐값에 넘겨 제 3자에게 편법상속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박카스 사업은 2011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450억원에 이르는 동아제약의 알짜 사업 분야 중 하나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알짜가 빠진 자회사 주식을 갖게 돼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논란이 커지자 인터넷 소액주주 모임인 '네비스탁'은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동아제약의 지배구조 개선이 다수의 주주권익을 훼손할 위험이 높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신설 동아제약이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약 33%를 담당하고 있지만 자산은 고작 7%만 분배받는다는 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동아제약이라는 사명과 박카스라는 브랜드의 무형 자산가치에 대한 배분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아제약의 주요주주 중 한 곳인 국민연금도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고 동아제약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지지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동아제약의 주식 9.39%를 보유하고 있다.

만일 동아제약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려면 전체 주주의 약 44%는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현재 우호적인 곳의 지분율은 약 32.47%. 국민연금이 동아제약의 입장을 거들어준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한결 편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은 쉽지않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회사측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신설 동아제약에 대한 지배력이 2세로 이전될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제약은 지난해 말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사업 자회사 '동아에스티'로 회사를 분할하고, 지주사 아래에 비상장 동아제약을 신설해 박카스와 일반약 사업을 맡기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확정 공개했다.

이후 이 개편안은 동아제약이 박카스 사업을 비상장 자회사로 분리, 향후 대주주 2세에게 '헐값'에 편법 상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아제약의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이를 결판지을 임시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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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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