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U턴하시죠, 전기장비·전자부품·신발·가방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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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전기장비·전자부품 업종, 가방·신발 공장은 중국에 있느니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낫다.” 지식경제부와 KOTRA는 8일 한국으로 U턴하면 좋은 업종 리스트를 발표했다. 삼정 KPMG가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 439곳을 대상으로 땅값·인건비·세금 등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은 매출 100억원 규모(2015년 기준)의 기업을 전제로 했다.

 분석에 따르면 전동기 등 전기장비 업종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중국에 있는 것보다 연간 비용을 17억1500만원 절감할 수 있다. 인건비와 땅값은 중국이 싸지만 물류비·법인세 부담은 한국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류비는 중국이 한국보다 연간 17억원 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사회간접자본(SOC)이 한국만 못한 점이 반영됐다. 가죽·가방·신발 업종의 경우는 한국으로 돌아오면 연간 7억3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유형의 제품은 한국으로 역수출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 공장을 두면 관세를 10억원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부품·컴퓨터 업종은 한국 U턴으로 인한 이익이 7억1700만원으로 조사됐다. 운송장비(5억4400만원), 의복·액세서리(2억6000만원)도 지경부가 U턴을 권유한 업종이다.

 인건비의 경우는 분석 대상인 5개 업종 모두에서 2015년이 돼도 중국이 한국보다 부담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생산성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KOTRA는 밝혔다. 근로자 1명이 1시간 동안 1달러어치를 생산할 때 지불하는 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2017년 중국의 임금(0.24달러)이 한국(0.27달러)의 88% 수준이 된다는 분석이다. 생산성이 높은 미국은 0.19달러로 추정됐다. 윤정혁 KOTRA 해외투자지원단 차장은 “과거에는 저임금으로 인해 중국으로 떠나는 기업이 많았지만 중국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저비용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깰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의 10%만 한국으로 돌아와도 4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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