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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 뎁 주연의 스릴러 〈프롬 헬〉 1위 개봉!

중앙일보

입력

연쇄살인마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잭 더 리퍼' 이야기를 새롭게 꾸민 쟈니 뎁 주연의 신작 스릴러물 〈프롬 헬(From Hell)〉이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흥행에서 2,305개 극장으로부터 1,101만불의 흥행수입을 기록하며 1위로 데뷔하였다.

〈프롬 헬〉과 함께 선보인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여성취향 코메디물 〈라이딩 위드 보이스(Riding In Cars With Boys)〉가 1,040만불의 수입을 올려 2위를 차지하여 나름대로 흥행성과를 이룩한 반면, 또다른 개봉작인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감옥 액션물 〈라스트 캐슬(The Last Castle)〉은 기대에 못미치는 709만불의 수입으로 5위로 개봉하는데 그쳐 제작사인 드림웍스 사를 실망시켰다.

지난 주말까지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던 댄젤 워싱턴 주연의 경찰 드라마 〈트레이닝 데이(Training Day)〉는 신작들의 약진에 밀려 3위로 내려왔는데, 주말수입으로 933만불을 기록하였다. 또, 지난 주말 2위로 개봉했던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코믹 범죄 드라마 〈밴디츠(Bandits)〉 830만불을 벌어들이며 역시 4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

이어서 이번 주말 6위와 7위에는 로맨틱 코메디물 〈세런디프티(Serendipity)〉와 코믹 갱스터물 〈콜키 로마노(Corky Romano)〉가 각각 545만불과 531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랭크되었다.

이번 주말동안 흥행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7,263만불로 탄저병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비교적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7,774만불)에 비해서는 6.6%가 감소한 성적이지만, 〈미트 패어른츠〉와 〈일곱가지 유혹〉이 각각 1,602만불과 1,311만불의 수입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7,076만불)과 비교할 때는 오히려 2.6%가 증가한 성적이다.

이번 주말 1위로 개봉한 〈프롬 헬(From Hell)〉은 1880년대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원조격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사건과 앨런 무어, 에디 켐벨이 꼼꼼히 그려낸 동명의 만화 시리즈 분위기를 잘 조합해낸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3천만불을 투입하여 영화를 완성한 20세기 폭스 사는 이 영화가 드류 베리모어나 로버트 레드포드 같은 스타들이 주연한 다른 개봉작들을 제치고 1위로 개봉한 것에 대해 대단한 기쁨을 나타내었다. 20세기 폭스사의 배급대표 브루스 스나이더는 "나도 다소 놀랐다. 주말이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우리가 2위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우리가 "레드포드나 베리모어를 상대로 1위를 차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라고 자찬하였다. 그는, 당초 젊은 층보다는 청,장년 층의 관객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전체 관객의 53%가 25세 미만인 관객으로서 젊은 관객들이 다소 우세하였으며, 또 남성관객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도 남성관객들과 여성관객들의 수가 비슷함으로서 어긋났는데, 결론적으로 이러한 관객층의 확대가 흥행에 기여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또, 그는 할로윈 주말인 다음 주말 역시 공포영화의 특성을 살려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888년 런던. 전설적인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의 출현으로 인하여 온 도시가 공포에 떠는 동안, 프레드릭 애벌라인 경위(쟈니 뎁)와 고들리 경사(로비 콜트레인)는 이 도시의 화이트채플 지구에서 발생한 의문의 창녀 살인사건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실제로 아편중독자인 애벌라인 경위는 사건이 진행되면서 이 사건이 왕실과 관련있음을 눈치채게 되는데, 동시에 위험에 처한 매춘부 메어리 켈리와 사랑에 빠진다.

팀 버튼 감독의 분신인 젊은 연기파 쟈니 뎁이 〈슬리피 할로우〉에 이어 다시 근세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경찰 역을 맡았고, 〈오스틴 파워 2〉의 헤더 그레이엄이 그와 사랑에 빠지는 매춘부 역을 담당한 외에, 곧 개봉할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의 이안 홀름 경, 역시 곧 개봉할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출연중인 로비 콜트레인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흑인 갱스터극 〈사회에의 위협(Menace II Society)〉을 만들었던 알렌 휴즈와 알버트 휴즈 형제가 담당하였고, 〈스크림〉 2편과 3편의 피터 데밍이 촬영을 맡았다.

평론가들은 이 스릴러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나타내었는데, 먼저 이 영화에 호감을 나타낸 평론가로서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이 영화를 "매력있고 스타일리쉬한 스릴러물."이라고 칭하면서, "역대 슬래셔 무비 중에서 가장 고전적이면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고, 시카고 트리뷴의 로저 에버트는 "이 영화는 어둡고 끈적끈적한 동시에 상쾌함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마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동시에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일종의 비밀클럽에 가입하는 것과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는 "영화는 완전하면서도 능수능란하게 수수께끼 게임을 진행한다."고 호감을 표했다. 반면, 이 영화에 그리 높지 않은 점수를 준 평론가들로서는, 달라스 모닝 뉴스의 크리스 보거너는 "아트 무비와 슬래셔 무비의 어색한 조합."이라고 평했고, 시카고 트리뷴의 마크 까로는 "감독을 맡은 휴즈 형제의 펄펄 끓는 듯한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 차갑고 현실감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으며,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 역시 "휴즈 감독의 전작들에는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첨가되어 있어, 우리에게 영화에서의 폭력을 참을 이유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단지 상당한 불쾌감만이 존재할 뿐."이라고 공격했다.

1위에 불과 60만불이 부족한 흥행수입으로 2위로 데뷔한 〈라이딩 위드 보이스(Riding In Cars With Boys)〉는 〈애정의 조건〉, 〈브로드캐스트 뉴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의 감독이자 명제작자인 제임스 브룩스가 제작을 맡고, 〈그들만의 리그〉, 〈빅〉 등을 만들었던 여성 감독 페니 마샬이 메가폰을 잡은 코믹한 여성 자립기이다.

비버리 도노프리오의 자서전을 영화화한 이 영화에서 여장부 드류 베리모어는 15살부터 35살까지의 비버리를 연기해 낸다. 여고생 비버리가 가진 위대한 작가의 꿈은 뜻하지 않게 한 남자아이의 아기를 배고 결혼하게 되면서 망가져 간다. 싸구려 셋방과 약물 중독의 남편에게서 벗어나려는 그녀의 시도는 번번히 시도하지만, 자라나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정체성, 삶의 목표를 꾸준히 추구한 끝에 마침내 자신의 꿈을 다시 추구할 수 있는 힘을 찾게 된다.

영화에는 배리모어 외에 〈조이 라이드〉, 〈닥터 두리틀 2〉의 스티븐 쟌과 최근 〈무서운 영화 2〉에서 코믹한 신부 역을 맡았던 제임스 우즈 등이 공연하고 있다.

제작비로 4,700만불을 투입한 이 영화의 개봉성적에 대하여 영화를 배급한 소니 산하 콜럼비아 사의 국제 마케팅 및 배급대표 제프 블레이크는 "좋은 오프닝 성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주로 여성관객들이 주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의 입소문이 좋은 만큼 앞으로 상당기간 흥행이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였는데, 그러한 전례로서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99년작 〈25살의 키스〉가 1,180만불의 수입으로 개봉하여 최종적으로 5,500만불을 벌어들였으며, 역시 베리모어가 주연했던 98년작 〈에버 애프터〉의 경우는 개봉주말 성적이 850만불에 불과하였으나 최종적으로는 6,500만불의 수입을 기록하였음을 상기시켰다.

이 영화에 대해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정을 내렸는데,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페니 마샬 감독이 방향감각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운전방향으로부터 벗어나버린 영화."로 단정하였고,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 역시 "뻔뻔스러움과 불쾌감, 그리고 부적절한 노골성은 이 영화와 같이 잘 기획된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을 때 흔히 관찰되는 결과."라고 공격했으며,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무거운 연출방식은 유머와 애절함을 모두 없애버렸다."고 마샬감독을 비난하였다. 한편,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드물게도 이 영화에 큰 호감을 나타내었는데, "이 영화는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우리가 인정하고 있는 혼란스러운 삶을 보여줌으로써 상쾌함과 놀라움을 선사한다."고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었다.

예상했던 흥행성과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으로 씁쓸한 데뷔전을 치룬 〈라스트 캐슬(The Last Castle)〉은 미국 영화계의 전설 로버트 레드포드가 오랜만에 액션씬을 선보이는 군 형무소 배경의 남성용 스펙터클 액션드라마이다.

제작비로 5,,500만불을 투입한 이 영화가 개봉주말에 적어도 1천만불은 벌어들일 것이라고 예상했었던 드림웍스 사의 배급대표 짐 싸프는 "이번 오프닝 성적에 실망했다."고 솔직히 밝히면서도, "하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우수하게 나타남으로써 당분간 이정도의 흥행세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에 따르면 전체관객의 70%가 25세이상으로 청장년 층이 우세하였으며, 전체관객의 성비는 53%대 47%로 여성관객보다 남성관객이 다소 우세하였다고.

작년 성 스캔들에 휘말리는 여성 정치인 이야기 〈컨텐더(The Contender)〉로 호평을 받았던 로드 루리가 연출을 맡은 이 영화에서 레드포드의 상대역은 인기 TV 시리즈 〈소프라노스〉의 토니 소프라노 역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제임스 갠돌피니가 담당해 결코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펼치고 있다.

자신의 명령불복종을 시인한 삼성 장군 어윈(로버트 레드포드)은 '성(The Castle)'이라 불리는 최고 보안 군 형무소에 수감하게 되는데, '성'의 소장은 부패하고 잔인한 윈터 대령(제임스 갠돌피니)이다. 윈터 대령의 가혹한 통제 아래 옥중 생활을 하던 어윈 장군은 복역중인 다른 군출신 수인들을 규합해서 감옥의 통제권을 장악하고 윈터를 축출할 계획을 세운다. 이제 더 이상 군인이 아닌 그들에게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대부분 반응은 그 흥행결과만큼이나 쌀쌀하였는데, 워싱턴 포스트의 디슨 호우는 "죄수 대 간수의 평범한 대결구도를 나타내는데 불과하다."고 공격했고, 뉴욕타임즈의 엘비스 미첼은 "스테로이드를 과다복용한 영화."로 일축하였으며,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 역시 "스타 파워는 지나치게 과열된 드라마에 의해 낭비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CNN의 폴 타타라는 "꽤 괜찮게 시작한 영화는 곧 시시한 영화로 변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정말 멍청한 영화가 되어버린다."고 포화를 퍼부었다. 반면, 일부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재미에 대해서만은 높은 점수를 주었는데,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는 "이 영화는 쉽고 충분하게 즐기고 나서 잊어버리면 되는 영화이다."고 평했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생동감 넘치지만 절제되어있는 연기력과 잘 구성된 각본, 그리고 익사이팅한 액션이 잘 조합된 영화를 지켜보는, 좀처럼 드문 기쁨을 선사한다."고 높게 평했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스릴러물 〈돈 세이 워드(Don't Say A Ward)〉가 422만불의 수입으로 8위를 차지했고, 뒤늦게 미국상영에 들어간 원화평 감독의 93년작 홍콩 무협액션물 〈철마류〉가 319만불의 수입으로 9위, 그리고 벤 스틸러가 주연과 연출을 겸한 코믹물 〈주랜더(Zoolander)〉가 314만불의 수입을 올려 10위에 턱걸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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