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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거위털 제품 고르기

중앙일보

입력

매서운 추위로 방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표적인 방한 소재로 오리털과 거위털이 있다. 동물의 깃털로 만든 제품(이하 우모羽毛 제품)을 잘 고르는 구입 노하우를 알아봤다.

올 겨울 거리에서는 우모 소재의 패딩 점퍼를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의류뿐 아니다. 침구에까지 우모 소재가 파고 들고 있다. 우모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움과 보온성에 있다. 동물성 소재인 우모는 민들레 홀씨의 면모(綿毛)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 미세한 털 가지가 서로 얽히지 않고 부풀어 있다. 미세한 털 사이에 있는 많은 공기 주머니가 따뜻한 단열층을 만들어 준다. 부피 대비 가벼운 것도 큰 장점이다. 이불 속통으로 우모를 사용하면 잘 때도 가슴 등의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아 뒤척임이 줄어들고 혈액순환을 방해하지 않는다.

충전재로 사용되는 우모는 솜털과 깃털(페더)로 나뉜다. 가슴 부위의 솜털은 수 많은 원모(가공하지 않은 털)로 이뤄져 있다. 한 마리 당 채취되는 양이 얼마 안된다. 반면 깃털는 목 부분의 깃털로 깃대가 있어 부드러움은 다소 덜하다. 깃털을 솜털과 섞어 사용하는 건 제품의 형태를 지탱하기 위해서다.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따뜻하다.

과거에는 오리털을 많이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거위털 제품이 대거 출시됐다. 거위털은 오리털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보온성이 더 좋다. 보통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털, 즉 다운(Down)도 커진다. 거위가 오리보다 크므로 거위의 다운도 오리보다 클 수 밖에 없다. 다운의 크기가 크면 다운이 가진 가벼움·보온성·흡습성·방습성·복원력이 좋아진다. 태평양물산 마이하우스사업부 주창언 부장은 “거위털 700g의 보온성은 오리털 900g을 썼을 때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주 부장은 “품질이 좋은 우모제품을 구입하려면 반드시 부착된 라벨을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라벨에에 표기된 원산지, 필파워(복원력), 솜털과 깃털의 비율만으로도 기본적인 제품 등급을 알 수 있다. 다운의 품질은 채취한 조류의 서식지·크기·성숙도 등에 따라 결정된다. 추운 지역에서 자란 조류의 다운 품질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시중에 출시된 거위털의 경우 폴란드산-시베리아산-헝가리산-중국산(화이트다운) 순이다. 겨울이 긴 폴란드에서 찬 발트해의 바람을 맞으며 자란 거위의 다운은 크기가 커 보온성이 우수하다. 시베리아 거위는 다른 지역 개체보다 몸집이 약 1.5배 크고 영하 40~50도의 극한 추위를 견대 낼 만큼 풍성한 털을 자랑한다. 혹독한 추위를 견딘 헝가리산 거위털도 남다른 복원력을 갖고 있다. 사육기간이 길수록 다운 품질도 좋아진다.

다운의 복원력은 보온성과 직결된다. K2 의류기획팀 정철우 팀장은 “여러 제품을 놓고 작게 접었다가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비교하면 필파워를 알 수 있다”며 “필파워가 높을수록 보온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높은 필파워만을 선호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필파워 600이상만 되어도 고급 거위털로 평가한다.

또한 우모 등산복은 겉감이 방풍기능성 소재를 사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겨울용 등산복은 산 위에서 부는 강한 겨울바람을 함께 막아줄 수 있어야 제대로 방한 효과가 난다. 다운 침구는 원단에 다운프루프 처리가 됐는지, 입체형 봉제방식인지를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다운프루프 가공을 하면 원단밀도가 촘촘해져 안에 들어있는 거위털이 새나가지 않는다. 입체형 봉제방식으로 만든 거위털 침구는 집에서도 간편히 물빨래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일반 봉제로 처리된 제품을 물로 빨면 털이 한쪽으로 쏠려 뭉친다.

<글=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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