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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편의점, 갑자기 뚜껑 열리더니…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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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23일 차를 몰고 서울 흑석동의 한 주유소를 찾은 이영찬(34)씨는 주유소 안의 ‘드라이브스루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생수’ 세트를 차를 탄 채 주문했다. 그는 “기름을 넣으러 왔다가 차 안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받았다”며 “바쁠 때 기다리지 않고 물건을 살 수 있는 점이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이브스루 편의점은 훼미리마트가 이름을 바꾼 CU(씨유)가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편의점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고, 고객 생활·소비 습관이 변화하면서, 대로 변에 있는 일반 매장 편의점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트럭 문을 열면 트럭이 편의점으로 변신하는 ① 트랜스포머 편의점. ② 드라이브스루 편의점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을 살수 있다. ③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편의점은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통로를 넓힌 것이다. [사진 CU]

 ◆창업상담도 해준다=CU는 올 10월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경기안산항공전’에서 ‘팝업스토어’ 편의점을 선보였다. 팝업스토어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한두 달간 임시로 운영하는 상점을 가리킨다. 웹페이지에서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창’을 따 이름이 붙었다. CU 팝업스토어 1층에선 일반 상품과 먹거리 상품을 판매하고, 2층에선 창업상담을 해주는 식으로 ‘제품 판매와 CU 브랜드 알리기’를 동시에 할 수 있게 꾸몄다.

  비슷한 이동형이지만 차량이 편의점으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머’형도 있다. 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미국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이름을 따왔다. 특수제작한 트럭의 옆 뚜껑을 열고 상품을 진열하면 트럭이 편의점이 된다. 2009년 업계 최초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현재는 컨테이너부스 두 대, 5t 트럭 한 대, 3.5t 트럭 한 대, 1.2t 트럭 한 대 등 다섯 대로 늘었다. CU 관계자는 “지역 축제, 대학교 행사 같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주최 측에서 먼저 트랜스포머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해올 정도”라고 말했다.

 CU는 이 밖에도 약국과 편의점을 결합하고(경남 창원), 주차타워 안에 편의점(경기 수원)을 만들었다.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편의점에 적용한 전남 순천 CU 성가롤로 병원점도 있다. 휠체어를 탄 환자를 위해 통로를 기존 점보다 30% 정도 넓혔고 벽면에 링거걸이를 설치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견병문 개발본부장은 “앞으로 고객과 점주들의 반응을 봐가며 다양한 형태의 편의점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페나 레스토랑처럼 편하게=GS25는 빵을 직접 구워 파는 베이커리형 편의점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약 60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늘려갈 계획이다. GS25는 또 즉석에서 우동을 조리해 파는 ‘누들 25’가 입점한 ‘레스토랑형 편의점’도 가동하고 있다. 학원가와 유원지 주변 편의점을 대상으로 ‘누들25’ 점포 수를 늘릴 계획이다.

  복층형 편의점도 속속 생기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경기도 가평터미널점, 종로 청계천점에 복층형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세븐일레븐 최민호 과장은 “2층에서는 커피·핫도그·즉석 피자 등을 팔며,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 위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미니스톱은 한강공원 변에 있는 11개 점포를 모두 복층형으로 꾸몄다. 복층형은 1층은 편의점, 2층은 카페 형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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