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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새 씨앗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02호 04면

뿌리 없는 열매는 없습니다. 올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말춤의 바다로 만들고,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고, 1000만 관객 돌파 영화가 2편(‘도둑들’ ‘광해’)이나 나온 것도,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다 뿌리가 있었습니다.

한국 대중문화계에 새로운 흐름이 시작된 것은 꼭 20년 전인 1992년입니다. 이 한 해 동안 시청률 40%가 넘는 드라마가 네 편(‘사랑이 뭐길래’ ‘아들과 딸’ ‘여명의 눈동자’ ‘질투’)이나 나왔습니다. 또 가요계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걸출한 그룹이 등장해 이전까지와 완전히 다른 음악을 들려주었죠. 영화계에서는 젊은 감각과 시스템을 도입한 최초의 기획영화 ‘결혼 이야기’가 그전까지 ‘방화’로 불리던 한국 영화의 별칭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물결이 출렁거린 지 20년 만에 세계인들은 ‘한류(Korean Wave)’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2012년 12월 23일. 마야달력에 따르면 지구가 종말을 맞은 다음날입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변한 것은 없습니다. 아니,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어둡고 힘들었던 지난날은 ‘말세론자’들의 불안과 함께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제 새 시대를 여는 마음으로 새 씨앗을 뿌릴 때입니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된 지 50년 만에 세계 10위 국가로 올라선 대한민국이 이제 최고의 문화 국가가 되겠다는 희망의 씨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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