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 차에 보물 넷 … “아이들 보면 행복이 절로 샘 솟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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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셋째 윤이룸, 넷째 윤새움, 아버지 윤성훈씨, 첫째 윤사랑, 둘째 윤은혜, 어머니 김수진씨. [사진 사진관스튜디오]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가 화제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시청률 집계 결과 4~5%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드라마 타이틀대로 무자식이 상팔자일까? 하나 낳아 기르기도 어렵다는 요즘 시대에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엔 자녀가 많아 행복하다고 말하는 가족도 많다. 다자녀 가족의 가족사진을 찍으며 알콩달콩 행복한 이야기를 들었다.

조한대 기자

서초동에 사는 띠동갑 부부 윤성훈(45)·김수진(33)씨에겐 보물 넷이 있다. 사랑(5)·은혜(3)·이룸(2)·새움(0)이다. 부부는 3년 연애 끝에 2007년 화촉을 밝혔다. 이후 보물이 하나씩 생길 때마다 행복은 배가 됐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옷 한번 입히는 데, 밥 한번 같이 먹는데도 정신이 없고 시간이 오래 걸리죠.” 부인 수진씨의 말이다. 그래도 자녀가 많아 행복한 이유는 생각의 차이란다. “남들 눈 의식하면서 비교하고 부모가 자녀에게 욕심을 앞세우니 키우기가 어렵다고 봐요. 아이들이 행복을 느끼도록 키워야 하는데 말이죠. 전 항상 아이 행복을 먼저 생각해요.”

 남편 성훈씨도 부인과 같은 마음이다. “힘들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이 나와요. 친구들은 술자리니 모임이니 일 끝나고도 밖에 있지만 전 가족들과 같이 있는 게 좋아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일하다가도 아이들 얼굴이 떠올라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온가족이 여행을 즐겨요. 여름엔 매주 갔었죠. 1박2일로 양평, 서산, 인천 여러 곳을 갔어요. 탁 트인 곳에서 저희는 남 눈치 보지 않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놀 수 있으니 정말 좋았어요.” 자녀가 많아 집 떠나는 일이 고행길일 거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는 듯 수진씨가 여행 얘기를 꺼냈다.

 자녀가 여럿이다 보니 추억도 많다. “가끔 셋째를 혼낼 때가 있어요. 그러면 첫째·둘째가 말린다니까요. 첫째 사랑이는 울먹이며 끼어들고, 둘째 은혜는 막 꼬집고요(웃음). 형제끼리 우애가 깊은 것 같아 뿌듯해요.” 성훈씨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두 자매 투정 보는 일도 부부 낙이다. “첫째·둘째가 밖에 나가면 예쁘다는 소릴 많이 들어요. 쌍둥이 아니냐는 말도 듣고요. 그런데 저희한텐 자기가 더 예쁘다고 투정을 부려요. 그게 얼마나 귀여운 지 몰라요. 그런데 이건 비밀인데요… 전 올해 태어난 막내 새움이가 제일 예쁘답니다. 하하.” 성훈씨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부부는 자녀에게도 형제가 많은 게 좋다고 말한다. 수진씨가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리 사회를 경험해 볼 수 있잖아요. 함께하려면 양보를 해야 하고 자기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거죠. 우리 아이들은 형제 덕분에 후에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대처할 능력을 키우게 될 거예요.”

※사진 촬영은 논현동 ‘사진관스튜디오’에서 재능 기부로 협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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