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회 이상문학상 김인숙씨 선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문학사상사가 주관한 2003년 제27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13일 소설가 김인숙(40.사진)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김씨의 단편 소설 '바다와 나비'다.

당선작은 남편과의 불화로 인해 아이와 함께 중국으로 떠나온 여자가 조선족 사람들의 삶을 체험한 뒤, 자신이 바라왔던 행복의 허상과 남편과의 화해에 관한 느낌 등을 그리고 있다.

올해 등단 20년이 된 김씨는 실제로 지난해 8월 딸아이와 함께 중국으로 건너가 살고 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지난 10일 귀국했다. 당선작은 김씨가 지난해 가을 중국에서 쓴 소설이다.

그렇지만 김씨는 "해외 체류가 작품 활동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객관적 거리가 생기지 않으면 글이 잘 쓰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어 어학코스에 다니고 있는 작가는 그래서 언제 돌아올까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의 해외체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3년부터 1년6개월 여 동안 호주에 머물렀으며 그 곳에서 쓴 소설 '먼 길'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는 스무살의 나이에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해 '천재 문학 소녀'란 소리를 들었으며 '칼날과 사랑' 등의 사회성 있는 소설로 80~90년 대의 대표적 여성 작가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작품 경향의 변신을 꾀했던 요즘의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이번 수상으로 김씨는 부담감을 많이 떨칠 수 있게 됐다.

김씨는 "등단을 너무 빨리해서인지 이제 좀 천천히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며 "앞으로 쓸 작품에 소재의 제한은 없겠지만 내 뿌리가 80년대에 닿아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상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