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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들 위기관리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바스프는 미국 테러 사태가 발생한뒤 10여시간만에 독일 본사로부터 긴급 통지를 받았다.

공장 폭파 위협에 대비한 조치와 건물에서의 후송.응급.통신수단 확보 등 대응조치를 취하고, 싱가포르 소재 바스프 아시아태평양지역 위기관리센터와 긴밀하게 협력하라고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이같은 조치는 바스프의 '위기관리 종합 경영계획' 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주한 외국기업들은 대부분 비상 사태에 대비한 시나리오식 대응 체제와 비상 전산 백업시스템을 갖추는 등 위기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1년에 한번씩 모의훈련도=한국바스프는 본사 지침에 따라 재무.홍보.법률.인사.안전.환경.기술.의료 부문 책임자들로 구성된 위기관리그룹이 비상 상황 발생때 이에 대처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와함께 사고 관련 조사와 보고, 사후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도 구성해 가동중이다.

듀폰도 본사 뿐 아니라 각 국가 단위의 위기관리팀을 운영하고 있다. 듀폰 한국지사는 뉴욕 테러 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날 아침에도 위기관리팀을 소집해 직원들의 안전.보안 등에 대한 대책 회의를 가졌다.

듀폰은 위기 상황을 3단계로 나눠 단계마다 별도의 대응 매뉴얼을 갖춰 놓고 있다.

예컨대 3단계 상황이 발생할 경우 모든 직원은 무전기를 휴대하고 정해진 장소로 집결해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1년에 한번 꼴로 위기 관리를 위한 모의 가상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전세계 지점마다 위기관리시스템을 관장하는 위기관리위원회를 두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위기상황의 변수를 미리 체크하고 전산 시스템 등을 사전에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3단계(녹색.황색.적색경보)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영중인 국제간 특송업체 DHL은 미국 테러 사건 직후 2단계인 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모든 회사 시설과 주차장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선적된 화물의 임의조사 비율을 평소의 두 배로 늘리는 비상 조치를 했다.

다른 특송업체인 페덱스(FedEx)도 테러가 발생하자 곧바로 비상통제 시스템인 전쟁룸(War Room)을 가동했다.

전쟁룸은 기존 전산망이 고장났을 때 전 세계 4백여 항공기를 한꺼번에 통제할 수 있는 컴퓨터망과 위성전화를 갖춘 시설이다.

통신.생명과학.의료분야 기술 회사인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는 '글로벌 위기관리팀'과 '각 지역 및 국가별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놓고 있다.

위기관리팀은 정기적으로 위기관리 교육과 위기상황에 대한 직원 각자의 역할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비자코리아는 BRP(Business Resumption Plan)라는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상황이 발생할 경우 비상 연락망 가동으로 제2의 사무실(주로 사장 사택)에 위기관리팀이 집결하고, 위기관리팀의 지휘 아래 ▶피해 상황 파악 ▶직원 소재 파악 ▶복구 방안 수립 ▶복구 팀 구성 등을 통해 최단 시일안에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리안츠제일생명은 정기적으로 위험관리위원회를 열어 ▶액수가 많고 빈번한 보험금 지출 ▶저조한 투자수익 ▶법규 제재와 같은 회사 운영상의 리스크 등 위험 요소를 측정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독약품-아벤티스 파마는 '위기관리 핵심 요원'을 선발해 각 분야별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마련 중이다.

◇ 완벽한 자료 백업 시스템=조직관리 컨설팅회사인 타워 페린 서울사무소의 경우 매일 오후 11시가 되면 모든 서버에서 고객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와 e-메일이 자동적으로 백업된다. 백업 테이프는 은행 금고에 보관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다.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는 위기 상황이 발생해 서버에 접근하지 못하게 될 때를 대비해 모든 자료를 매일.매주.매달.매년 단위로 복사해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만일의 경우 최대 10시간 이내에 백업 받아 놓은 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비자코리아도 중앙 서버내 정보를 월별로 백업하고 있다. 마그네틱 테이프에 저장한 백업 데이터는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JVC코리아는 중요한 파일이나 자료의 백업 본을 만들어 JVC 아시아지역 네트워크에 띄워 놓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김시래.김남중 기자 s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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