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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외교의 나라」룩셈부르크-장덕상 특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룩셈부르크」는 불란서 서독 및「벨기에」사이에 끼여 있는 면적 2천6백평방「킬로」, 인구 32만5천의 아주 작은 나라로 남북한의 90분의1 밖에 안 되고 인구도 남한의 90분의1 정도. 「베넬룩스」3국 중 제일 작은 나라며 이름도의 「룩셈부르크」다. 수도「룩셈부르크」는 언덕에 세워진 인구7만3천명의 산간도시다. 우리 나라의 좁은 읍 정도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나라는 구주 공동시장(ECM)의 회원국으로 구주석탄 및 강철공동체본부를「룩셈부르크」에 설치하는데 성공하였으며 그 외에도 구주공동체협의위원회 사무국, 구주공동체의원평의회의 몇 개 사무실 및 구공시학교를 두고있어 「룩셈부르크」는 서구외교의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으며 소국으로서의 그들의 외교활동은 눈부시다.
작은 나라이지만 말은 3가지를 쓰고 있다. 「룩셈부르크」라는 이 나라 고유의 말과 독어·불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다.
물론 나라가 너무 작아 자기 나라 말 만으로는 국제사회에서 여러 가지 불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겠으나 이 나라에서 짙은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은 국민들이 모두 외국어에 능하다는 것이다. 불어나 독어를 자기 나라 말처럼 정확히 말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젊은이들 중에는 흔히 중국어나 일본어를 하는 사람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구공시 여러 산하회의가 「룩셈부르크」에서 자주 개최되며 구공시의 여러 사무국이 이곳에 있기 때문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도 같았다. 「베넬룩스」3국에는 3개국의 화폐가 어디서나 자유로이 유통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그 외에「프랑」이나「마르크」까지도 유통되고 있다. 은행에서 환급할 필요 없이 어느 나라 화폐든지 지불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백화점이나 여관엘 가도 세계각국의 통화 환율표를 붙여놓고 있다.
구공시 6개국 사이에는 여권이 없어진지 오래지만 외국인이라도 「베넬룩스」3국에 들어갈 때는 3국 중 어느 한 나라 영사관의「비자」(사증) 만 받으면 된다.
그만큼「베넬룩스」3국은 이미 세 나라가 아니라 한 나라인 느낌으로 구공시 6개국의 경제 및 정치적 통합도 가까워 오는 듯하다. 「룩셈부르크」는 장화에 나오는 어린이 왕국 같은 작은 나라지만 그들의 억센 독립정신과 민활한 외교정책으로 구라파에서도 경제적 선진국임을 자랑하고 있다. 그들은「우리는 우리대로 살자」는 굳은 단결심으로 구라파 정치통합에도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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