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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우주 과학의 개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은 오늘 새벽 4시26분 「제미니」 6·7호를 우주공간에서 2미터 거리로 접근시키는 「랑데부」에 주효하였다.
즉 지난 4일 「케이프·케네디」의 발사대로부터 발사됐던 「제미니」7호를 뒤쫓아 어제, 15일에 발사됐던 「제미니」6호가 마침내 우주편대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이것은 두 쌍의 2인승 우주선을 외계로 보내 사상 유래 없는 우주모험을 시도했던 미국의 우주과학이 달 여행을 향한 계획에서 한 큰 진경을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초 이 계획은 1960연대에 「달로 가자」는 미국의 대 목표에 좇아 실행된 것이었다 하겠지만 이번 우주모험에서의 2대 목표는 첫째가 장기우주 비행문제이었고, 둘째가 우주선 간의 「랑데부」문제이었다. 지금까지 미·소 어느 나라에 의해서도 성취되지 못한 이 난제를 걸고 미국이 벌인 야심적인 외계에의 도전은 따라서 인류과학의 정수를 부어넣은 인류적 우주행사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우주 쌍동비행은 소기한 2대 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한 것이다. 처음부터 두 우주선은 접합될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2미터 간격을 두고 서로가 편대비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말하자면 예정된 계획의 백 퍼센트 성취인 것이며 달을 향해 뻗치는 미국 과학력의 숨길 수 없는 승리라 할 수밖에 없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밀집된 광선인 「레이저」를 사용해서 우주선과 지상사이의 새로운 통신망을 만드는 혁명적인「레이저」통신의 실험, 「스트레스」에 의한 인체반응검사, 체내의 「칼슘」균형도 조사, 수면의 깊이 조사 및 지상표적 비교 실험, 성좌이동에 따른 우주선 항행 연습 등 20종의 실험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이번 우주비행에서의 가장 주요한 성공은 무엇보다도 『제동하의 외계기동가성을 여실히 입증했다』는 것일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사람의 달 착륙계획이 대치하고있는 난제의 「키」가 거의 풀리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달 주변에 모선을 띄워 놓고 탐험선을 달로 보냈다가 다시 모선으로 귀환케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그 해결단계를 눈앞에 했다는 것으로 된다.
이번의 미 우주장거는 그래서 인류가 긴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반복해온 위대한 세기의 개척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달이라는 제 7대륙의 정복에 뒤이은 무한공간에의 무한도전에 힘을 주는 것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장거는 그것이 미국의 영예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곧 인류의 과학적 개척정신의 개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지에 도전하는 과학정신에는 언제나 모험과 큰비용이 뒤따르게 마련이며 또한 경제적·군사적 제 필요가 부수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러한 불굴의 과학정신 때문에 인류는 몇 번인가 획기적으로 문명이라는 금자탑을 세워왔다. 어떻게 보면 이런 도전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며 인간만이 그것을 문명도약의 바탕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이번 미 우주장거에 만강의 찬사를 표하면서 네 우주인의 무사귀환을 열원하는 소이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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