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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대외 의존도 60%인 중국, 대체 에너지 개발 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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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山東)성 자오저우( 州)시. 주유소 안팎으로 보기 드문 장면들이 이어졌다. 기름을 넣으러 온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긴 장사진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11월 16일 0시를 기점으로 가스, 경유가격을 각각 310위안, 300위안씩 내리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한동안 냉랭했던 주유소는 다시 요(油)동 치기 시작했고 주유소 직원들은 점심도 거른 채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현재 중국의 원유 하루 수입량은 600만 배럴, 연간 수입량은 3억 톤에 달하고 있다. 미국 다음 가는 전세계 제2의 석유 수입국이자 소비국이다. 2001~2011년간 중국의 석유 수입은 4배, 대외의존도 역시 32%에서 64%로 상승했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에너지 다원화 추진과 청정 에너지 소비 지향 속에서도 가파르게 오르는 국내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가 중국 정?재계에서 국제 원유가의 동향과 수급에 주목을 끄는 이유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소 부소장 가오스셴(高世憲)은 “내년 중국 석유의 대외 의존도가 6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석유 수요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부사장 위바오차이(喩寶才)는 “2011년 중국의 석유 소비량은 4억 6000만톤에 달했고, 현재 중국 1인당 석유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60%를 차지하며 앞으로도 중국의 석유 소비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수입 석유와 천연가스 의존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중국은 미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유가, 자원 민족주의 등과 같은 불안정 요소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비전통 에너지 분야의 개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석유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셰일가스, 오일샌드, 셰일오일 등이 대표적인 움직임이다.

지난달 28일 한양대에서 ‘중국셰일가스 개발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국제에너지포럼에 참가한 천웨이둥(陳衛東)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수석 에너지연구위원은 “민간기업의 셰일가스 개발 참여가 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유기업 위주의 단일화된 에너지구조가 점차 다원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향후 수익성 있는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것이 중국 당국의 정책 포인트라며 기업들이 셰일가스 개발에 투자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에서는 과거 150년 동안 기술 발전을 꾀한 기업들이 수평시추와 수압 파쇄기술 개발로 대량의 셰일가스 자원을 채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에선 오일샌드와 셰일 오일의 채굴 방면에도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원이 투입됐다. 셰일가스가 미국을 중심으로 중장기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만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셰일가스 시추 기술이 없어 얼마나 빨리 이를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은령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 erlee0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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