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일부 ETF 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후발 경쟁사의 가격 공세와 투자자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는 여전히 수수료가 비싼 축에 속한다. 또 코스피 200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수수료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앞으로도 수수료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레버리지’ 등 6개 상장지수펀드의 수수료를 17일부터 내린다고 3일 밝혔다. KODEX레버리지, KODEX인버스, KODEX MSCI 코리아 등 시장 지수를 따라가는 것 3개와 KODEX차이나H, KODEX재팬, KODEX브라질 등 해외 ETF 3개다. 레버리지와 인버스는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 인하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에게 인기 높은 KODEX레버리지와 KODEX인버스는 수수료가 기존 0.79%에서 0.64%로 낮아진다. ETF 시세가 변치 않는다고 가정할 때 100만원을 1년 동안 투자한다면 내는 수수료가 7900원에서 6400원으로 1500원 줄어든다. 실제 내는 수수료는 계속 변하는 순자산에 연 수수료율을 하루치만큼 계산해 매일 떼므로 이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삼성운용은 주가지수를 기초로 하는 ETF 중 순자산이 제일 큰(4조2991억원) KODEX200의 수수료는 손대지 않고 0.35%를 유지한다. 이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비슷한 ETF 대비 두 배 이상 비싸다. 삼성운용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자 결국 일부 수수료를 낮춰 수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운용은 올 상반기에 잇따라 ETF 수수료를 내렸고, 한투운용도 9월 공격적으로 수수료를 낮췄다. 그간 삼성운용은 후발주자의 공세에도 최소한만 인하하며 대응해 왔다. 그 결과 규모(순자산)가 크고 거래량이 많은 주요 ETF 가운데 삼성운용의 것이 수수료가 비쌌다. 17일 6개 종목의 수수료를 내려도 상대적으로 비싸긴 마찬가지다.
삼성운용은 ETF 시장 순자산의 절반, 거래대금의 약 90%를 차지하는 절대 강자다. ETF는 시장을 선점하면 계속해 투자자가 몰리는 특성이 있다.
◆ 상장지수펀드
특정 지수와 연동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 (Index Fund)’.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품이다. 보통 ‘운용사 브랜드+추종하는 지수명+ETF’ 식으로 이름이 붙여진다. 이 가운데 레버리지ETF는 수익률 변동폭이 추종하는 지수의 1.5배나 2배 등, 일정 수준 이상이 되도록 구조를 짠 것이다. 인버스ETF는 추종하는 지수와 수익률이 반대로 나오도록 설계했다. 주가지수뿐 아니라 채권지수, 금 가격지수 등을 좇는 다양한 ETF가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