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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계의 수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일 회담의 종착역=한·일 양국간의 외교관계 수립」- 14년에 걸친 한·일 교섭은 두 나라가 끊어진 우정을 다시 잇고 선린우호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외교관계의 수립에 있다.
12월중으로 일본 국회에서 한·일 조약이 비준된다면 이 외무장관과 추명 외상은 명년 1월초 서울에서 비준서를 교환하게 될 것이며 기본조약의 발효와 함께 서울에는 주한 일본 대사관이 설치된다. 이와 함께 주일 한국대표부는 주일 한국대사관으로 승격되어 한·일 두 나라사이에는 정식외교관계가 수립되는 것이다.
주일 한국대표부는「유엔」군 총사령부 시절에 설치된 것이며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이후에도 기득권으로 인정되어 말썽 없이 활동을 해왔다.
일본은 한·일 교섭이 본격화함에 따라 지난 1월부터는 장기 출장형식으로 전전리일 참사관이 서울에 주재하게되고 직원도 4명으로 늘어났다.
일본 재계에서는 벌써부터 주한 일본 초대 대사에는 양국간에 경제협력을 통해 선린관계를 이룩할 수 있게 거물 재계인을 기용해야한다고 야단들이다.
외무성은 경제협력에비추어 이권 문제가 나오기 쉬우니 재계인사는 안되며 순수한 외교관이어야 한다고 주장, 일본 외무성 아세아 국장을 역임하고 한국에서 대전중학과 경성제대를 나온 현 화란대사 이관유이랑씨가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이관씨가 한국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일본인 같지 않은 새 일본인」을 찾는 한국인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다는데서 그의 대사 설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후퇴되어있으며 한·일 회담에서 능숙한 외교역량을 평가받고 통산성에서 경제국장까지 역임,「캐나다」대사를 거친 우장길언 심의관 (외무차관보)이 가장 유력한 대사물망에 올라있다.
이밖에 좌등 수상의 측근으로서 농상을 지낸 보리무 자민당 총무의 기용설이 있으나「설」에 불과한 것 같다.
일본정부는 서울에 대사관을 설치하게 되면 외교관 24명으로 구성되는「아시아」에서 제일 큰 대사관을 실치 할 예정이며 부산에 총 영사관(8명), 인천에 영사관을 두려고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일본 외무성 안에는 한국 근무 희망자가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주한 일본대사관이 설치되면 일본인 왕래는 지금보다는 훨씬 빈번해질 것이며 우리 나라에서 입국을 억제해온 방침도 상당히 완화되어 상용, 문화, 체육, 관광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일본인의 왕래가 증가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이러한 한·일 관계의 앞날을 내다보고 한국어 교육도 보다 넓힐 생각으로 있는 것 같다.
현재 일본에는 한국어학과가 있는 대학이 천리대와 대판 외국어대학뿐이다.
또한 그들은 한국인의 대일 감정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한국의 국민학교 교과서에서 취급되고 있는 철저한 반일교육을 시정하려고 한국정부에 그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측도 주일 대사관의 승격과 아울러 대판·복강·「삿뽀로」「니이가따」명고옥 등 9개소에 영사관을 설치할 것을 준비하고, 앞으로 한·일 관계는 외교관계의 수립으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되는 것이나 반세기에 걸쳤던 구원의 뿌리가 뽑히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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