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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전 부활|40년의 전통과 더불어커온 명문의 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연·고대 정기전이 5년만에 부활, 22·23일 이틀동안 축구·야구·농구·[럭비]·[아이스하키]등 5개 종목에 걸쳐 자웅을 겨루게 됐다.
연·고전이라면 [스포츠]를 말고 [병신 흉내내기] 해도 인파가 몰린다는 숙명적인 양사학의 대결.
올해로써 거의 40여년에 이를 이 연·고전은 그만큼 장안의 인기도 높기 때문에 심심치 않은 얘기들이 따르기 마련.
연·고전이 열릴 때마다 처음부터 일어나는 것은 호칭을 [연·고]로 하느냐 [고·연]으로 하느냐는 문제. 올해는 당번교가 연대이니까 별 잡음없을 터이지만 과거 고대가 당번일 경우는 문제가 달랐다.
굳이 [고·연전]이라 말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대가 어느 점에서 떨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 [고·연전]을 부르짖게 되는 원인.
그래서 [고·연전] 호칭파는 어느 신문이고 항상 [연·고전]이라 쓰면 항의의 투서와 전화를 뻔찔나게 한다.
『××신문은 연대의 사꾸라요?』일본 조·경전 예도 있고 해서 관습이란 무시할 수 없는 듯. 아직 연·고전 보편화하고 있는 셈.
하지만 이 문제는 끝내 타결을 못봐 올해부터 연세대가 당번일 때는 [고·연전], 고대가 당번일 경우는 [연·고전]으로 합의했다고.
연·고전 치고 [게임]내용은 신통치 않다는게 중론. 한데 연·고전이 붙었다하면 그 운동장은 터져 나간다.
올해 들어 서울운동장을 3만이라는 기록적인 관중수고 메운것도 지난5월의 연·고 축구전. 재작년 봄의 축구경기 때는 인파가 몰려 문을 일찍 잠근 바람에 민관식 체육회장이 담을 기어넘었고, 취재기자들도 아우성 끝에 겨우 창문을 넘어 들어가야만 했다.
연·고전은 응원에서 시작돼서 [데모]로 끝난다. 이번 정기전을 앞두고 양교에서는 벌써부터 응원연습에 분망한데 연·고전의 응원은 기계적이 아니라 [흥분]과 [열정의]가 잘 [믹스]돼서 좋다.
연세대는 절대다수의 여학생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아카라카칭칭]을 연발하는 독수리호의 [모던·컬러]. 여기에 고대는 텁텁하게 농악대를 앞세우고 [칼마시케시케시]를 연발하고는 호랑이 호로 맞선다.
한마디로 연대가 서구식이라면 고대는 향토색. 그러나 요즈음은 고대도 여학생을 내세우고 응원방법도 달리하고 있다.
다채로운 응원이라 자부하겠지만 짙은 향토색채가 퇴색하는 듯한 아쉬움이 없지 않다.
연·고전이 전통은 깊지만 그 연륜에 비하면 [게임]수는 적다. 이번 정기전만 하더라도 꼭 5년만에 열린 것
그러면 입장수입이 좋고 학교PR에 가장 좋은 이 정기전이 주춤했던 까닭은-.
이제까지 연·고전 얘기가 나오면 양교에선 서슴치 않고 서로들 해야한다고 큰소리다. 말로는 질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다가도 막상 실무자 회담을 열면 도저히 승산이 없는 한쪽에서 구차스런 조건을 제시한다.『선수의 학점은 어떠해야 하고 무슨 종목은 하지 말자』-그만 깨버리자는 속셈이다.
이런 이해타산 때문에 5년이라는 [블랭크]를 낳았는데 올해 쉽게 부활된 것은 정부의 휴교령에 대한 반발과 각 종목의 양교실력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것
연·고전의 승산은 유명한 점장이도 못 맞힌다는 얘기가 있다. 실력으로만 좌우되지 않고 그날의 [컨디션]과 [게임] 운으로 결정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아무리해도 올해의 [럭비]는 고대, [아이스 하키]는 연대로 돌아갈 것 같다. 문제는 축구·야구·농구인데 예측은 전혀 불허.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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