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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고 또 마시는 10월의 잔치|「뮌헨」의「비어·카니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애주가들은「스코틀란드」하면「위스키」,「프랑스]하면「샴페인」, 독일하면 맥주를 연상한다. 이 독일의 맥주의 본 고장인「뮌헨」에서 지금세계에서 가장 성대하고 규모가 큰 민속제이며, 또한 가장 큰 맥주의 잔치가 매년 열리고 있는데 올해가 1백31번째로 25헥타르, 그러니까 서울운동장 만한 곳에서 보름동안 계속되고 있다.

<구미관광객 몰려>
이 맥주잔치에 참가하려고 독일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은 물론 구미제국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바람에「호텔」에 방 구하기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이 축전이 열리고 있는「바바리아·링」(바바리아여상이 놓여 있는 광장) 에는 이곳「바이에른」주에서 손꼽히는 6개의 맥주공장이 각각 약 3천명이 앉아 1리터 크기의 들기도 무거운 맥줏 잔을 들며, 노래하며 마실 수 있는「비어홀」을 마련하여 놓았으며 군데군데 배고픈 구경꾼을 위하여 통닭을 굽는다. 청어를 꼬창이에 구워서 파는 냄새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군침을 삼키게 한다. 부모들을 따라나온 어린애들을 위하여는 자동차·비행기·유령들이 나오는 극장 등등의 시설을 하여 놓았으며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사격장·경품 뽑기 들로 몇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이 되어 있다.
이 10월의 축전에 참석할 수는 3백만을 추산하고 있으며, 그간 마실 맥주의 양은 2백여 만 리터에 달한다고 한다.

<경찰선「총력전」>
지난 주말에 몰려온 방문객을 위하여 철도국에서는 62개의 특별 기관차편을 마련한 바 있으나 주말에 온 자동차수가 20만대로 추산되어 경찰의 총 병력을 출동시켜 교통마비에 대비하고자 하였으나 몰려오는 방문객들의 차를 정리 못해 시내로 들어오는 차도가 한동안 자동차의 대열로 마비되었던 곳이 많았으며 따라서 많은 교통사고도 있었다.

<오천명의 대합창>
거대한 맥주「홀」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시작된다. 3천 여명이 맥주를 마시며「홀」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브라스·밴드」의 음악에 맞추어 흥겹게 노래라기보다는 소리를 지르며 노는 장면은 이곳「뮌헨」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다. 한층 신기한 것은 한구석에서 한 노래를 시작하면 모두 따라하든지 또는 다음구절을 받아 계속하는 것은 가관이 아닐 수 없다.

<3천명 수용 홀도>
맥주의 본고장인「뮌헨」에는 2천 내지 3천명이 들어앉을 수 있는 맥주「홀」이 서너 개가 된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호프브로이·하우스」라는 맥주「홀」인데 맥주 맛이나 규모 때문에 유명한 것이 아니라「히틀러」가 맥주를 마시며 동지를 모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맥주「홀」들은 언제나 선거 때가 되면 여·야당원을 막론하고 정견 발표장으로 이용되니「히틀러」가 장소를 택한 것만은 잘한 것 같다. 그런데 1963년 11윌「케네디」대통령 암살의 비보를 맥주「홀」에서 맥주를 마시며 흥겹게 지내던 사람들이 듣자 1천여명이 통곡을 하며 울었다는 이야기도 또한 유명하다.【「뮌헨」에서이성락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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