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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뜨끈뜨끈한 온천욕 어때 … 워터파크 가면 따라 갈게요, 엄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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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물놀이를 즐기는 방법은 세대별로 좀 다르다. 부모님 세대는 대체로 물 좋은 전통 온천을 찾는다. 건강을 위해서다. 어린 자녀를 둔 중년들은 건강에 재미까지 더한 보양온천을 원한다. 20~30대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연 워터파크가 앞선다. 신나게 놀기 위해서다. 올겨울 유난히 춥다는 일기예보다. 동장군을 물리칠, 겨울철 물놀이하기 좋은 곳을 week&이 엄선했다.

글=이석희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국내 최초의 보양온천으로 지정된 설악 워터피아는 실외에 우드스파·웰빙스파 등 10여 가지 스파 시설이 있다. 가족 여행객 뿐 아니라 젊은 연인도 많이 찾는다.

전통 온천

전통 온천의 특징은 ‘물’로 승부한다는 점이다. 부모님 세대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던 추억의 그곳이기도 하다. 목욕탕이므로 발가벗어야 한다.

수안보 온천(충북 충주)

수안보 온천은 ‘왕의 온천’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숙종이 수안보 온천에서 욕창을 고쳤다’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 나온다. 특히 피부병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1940년대 경북의 한 고장에서 온 문둥병 환자가 보름간 온천욕을 해서 나았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전해져 내려옵니다.” 안찬호(53) 수안보 파크 호텔 총지배인의 설명이다. 90년대 들어 쇠락의 길을 걷던 수안보 온천은 최근 옛 명성을 찾아가는 중이다. 물이 좋아서다. 약알카리성인 수안보 온천수는 어느 곳에서나 똑같다. 충주시에서 온천 물을 뽑아서 각 업장에 나눠준다. 원탕 물은 항상 섭씨 53도를 유지한다. 수안보 파크 호텔(suanbopark.co.kr)은 휴식을 겸할 수 있어 좋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천탕에서 눈 덮인 월악산 정상을 바라보면 피로가 말끔히 씻기는 듯하다. 입욕료 1만 2000원(어른). 043-846-2331.

백암·덕구 온천(경북 울진)

예나 지금이나 명성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전통 온천이다. 서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개발이 덜 됐다. 되레 한갓져서 좋다는 사람도 있다. 여전히 ‘온천 효도 관광 1번지’로 통한다. 백암온천은 한때 대표적인 유황온천이었다. 지금은 유황 성분이 날아가 버려 유황온천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효능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최고 온도 55도도 여전하고, 목욕 후 피부가 매끈매끈해지는 것도 변함없다. 백암 한화리조트 이진호(43) 영업팀장은 “우유로 목욕했을 때보다 피부가 더 부드럽다”고 자랑한다. 덕구온천은 자연 용천수 온천이다. 40도가 넘는 온천수가 땅 위에서 솟아난다. 한화리조트 백암온천(hanwharesort.co.kr) 입욕료 9000원(어른). 054-787-7001.

산정호수 온천(경기도 포천)

포천은 온천의 고장이다. 일동온천, 신북온천 등 온천 명소가 여럿이다. 산정호수에 있는 한화리조트도 온천으로 지정돼 있다. 깊은 산 속에 커다란 호수가 있고, 그 호숫가에 온천 리조트가 있다. 여느 온천 관광지에 못지 않는 경치를 자랑한다. 겨울 산정호수에선 놀거리가 많다. 호수에선 썰매나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호수를 품고 있는 명성산은 이름난 억새 명소다. 산행의 피로를 푸는 데는 온천욕만 한 게 없다. 중탄산나트륨을 많이 포함한 약알카리성 온천이어서 비누를 칠할 필요가 없다. 입욕료 8000원(어른). 031-534-5500.

보양온천

“온천이라고 다 같은 온천이 아니다.” 보양온천 운영자들의 주장이다. 목욕과 물놀이의 재미, 여기에 치유의 개념을 보탠 온천이 보양온천이다. 겨울 가족 여행지로 훌륭하다.

설악워터피아(강원도 속초)

온천에 물놀이 시설을 갖춘 온천 테마파크의 원조다. 2009년 국내 최초로 보양온천으로 지정됐다. 설악워터피아(seorak waterpia.co.kr)의 물은 특이하다. 중탄산나트륨이 많이 녹아 있는 온천수인데도 ‘미끄럽다’는 느낌이 안 든다. 옷을 입은 뒤에 피부가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내에는 드림배스·넥샤워·기포탕 등 수(水) 치료 시설이, 야외에는 각종 스파가 있다. 우드스파·에어스파·레인스파·웰빙스파 등 다양한 시설의 스파가 10여 개 있다. 스파마다 효능이 달라 소위 ‘탕 투어’도 가능하다. 스파에 누우면 울산바위 등 설악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종일권 5만5000원(어른). 033-635-5511.

리솜스파캐슬(충남 예산)

“물속에 오래 있으면 손바닥이 쭈글쭈글해집니다. 하지만 여기에선 오래 담가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피부는 부드러워지고요.” 리솜스파캐슬 박진오(46) 영업부장의 자랑이다. 게르마늄 성분 덕분이다. 게르마늄은 피부에 산소를 공급해 노화를 방지해 준다고 한다. 한겨울에도 수온은 거의 일정해 야외에서 놀아도 별 추위를 못 느낀다. 항상 섭씨 35~37도다. 리솜스파캐슬(resom.co.kr)에도 물놀이 시설이 많다. 실내 바데풀에는 인체 경락에 따라 29가지 수압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주부들이 특히 좋아한다. 재즈탕·사과와인탕 등 노천 스파도 20개가 넘는다 유수풀과 키디풀, 급류 파도풀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놀이 시설이다. 종일권 5만7000원(어른). 041-330-8000.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충남 아산)

도고온천은 다른 온천 명소보다 수온이 낮은 편이다. 보통 30도 전후인데 파라다이스 스파(paradisespa.co.kr)는 섭씨 35도를 유지한다. 그래도 설악워터피아와 함께 국내 최초의 보양온천으로 지정됐다. 수질은 물론이고 시설도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남녀 실내 온천탕을 매일 바꾼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녹차탕·쑥탕·커피탕·레몬탕·석류탕 등 다양한 스파가 야외존에 숨어 있다. 인삼탕·당귀탕·황기탕·진피탕 등 각종 한약재를 넣은 탕도 많다. 실내에도 12가지 바데풀이 있고 다양한 테라피를 받을 수 있다. 종일권 2만6000원(어른). 041-537-7100.

1 보양온천인 리솜 스파캐슬은 뜨거운 온천수 덕분에 한 겨울에도 야외 슬라이드를 모두 개방한다. 2 눈덮인 캐리비안베이 유수풀의 모습. 3 블루캐니언의 자랑인 이벤트 스파. 천연 입욕제를 넣어 다양한 효능과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워터파크

성수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겨울에도 주말에는 3000명가량 입장할 만큼 인기다. 특히 젊은 커플이 많은데 둘만의 추억을 쌓기에는 물놀이만 한 것도 없단다.

캐리비안베이(경기도 용인)

캐리비안베이는 겨울에도 인기다. 캐리비안 베이(everland.com) 실내존 아쿠아틱 센터는 겨울철 가장 인기 있는 데이트 코스다. 파도풀·워터슬라이드·유수풀과 각종 스파가 아쿠아틱센터 3층부터 6층까지 빼곡하게 들어 있다. 특히 퀵슬라이드는 연인에게 인기가 높다. 2인용 튜브에 몸을 싣고 컴컴한 통을 빠져나와 곧장 물에 떨어진다. 아쿠아틱 센터 6층은 스파 빌리지다. 독립 가옥 형태의 휴식 시설로 ‘프라이빗 공간’이다. 지압 물리치료실과 뷰티존도 있다. 한 채를 통째로 빌려 가족이나 연인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다. 종일권 3만5000원(대인). 031-320-5000.

블루캐니언(강원도 평창)

스키 리조트 휘닉스파크(phoenixpark.co.kr)는 물놀이에서도 강세다. 휘닉스파크 단지에 있는 워터파크 블루캐니언은 모두 39개 스파와 물놀이 시설을 자랑한다. 스키로 뭉친 근육을 풀고 긴장 해소에 좋은 수 치료 기구가 특히 많다. 넥 샤워, 벤치 젯, 보디 마사지기 등 수 치료 기구들이 블루캐니언 곳곳에 배치돼 있다. 각종 천연 입욕제를 넣은 이벤트 스파도 스키로 인한 피로를 푸는 데 제격이다. 야외 공간에 있어 흰 눈이 덮인 슬로프를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주말 종일권 4만5000원(어른). 1588-2828.

오션월드(강원도 홍천)

국내 워터파크 1위 오션월드(daemyung resort.com)는 찜질방 시설이 단연 돋보인다. 비발디파크 단지 내에 있어 스키장에서 놀고 바로 피로를 풀 수 있다. 한번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불가마방·황토방·자수정방 등 시설도 여느 대형 찜질방 못지 않다. 알뜰 스키족이 숙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오션월드 물놀이 시설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타워풀이다. 아래에서 보면 팽이처럼 생겼는데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노천탕인 한방탕은 가마솥에서 열 가지 이상의 한약을 넣어 직접 끓인 물을 바로바로 부어준다. 종일권 4만원(어른·찜질방 포함). 1588-4888.

온천의 기준

땅밑서 솟는 섭씨 25도 이상 온수

온천법이 규정하는 온천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질산성질소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거의 없는, 지하에서 솟아나는 섭씨 25도 이상의 온수다. 특정 성분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유해 성분만 없으면 된다. 이 허술한 법안 때문에 1980~90년대 전국이 온천 난개발로 몸살을 앓았다. 땅만 파면 온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게 2008년 제정한 보양온천이다. 보양온천은 온천수는 물론이고 시설과 환경 등 세 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용출온도 35도 이상의 온천수이거나, 유황 등 일정 성분이 일정 정도 이상 들어있는 25도 이상의 온천수이어야 한다. 여기에 총 연면적 1000㎡ 이상의 수치료 시설도 있어야 하고, 주변 환경도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전국에는 온천지구 143곳, 온천업장이 546개소 있다. 온천지구 안에서는 온천탕 말고도 일반 목욕탕도 영업이 가능하다. 그래서 일반 목욕탕을 온천탕인 줄 알고 잘못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온천탕인지 일반 목욕탕인지 확인하고 입장해야 한다. 온천탕(위 사진)은 입구에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보양온천(아래 사진)도 별도의 인증 마크가 있다.

 온천욕이 몸에 좋다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효능에 관해 과장된 부분이 많다. 어쩌다 한번 온천에 몸을 담근다고 해서 병이 치료되지는 않는다. 경북 울진의 백암온천은 신경통·관절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온천욕의 효과를 보려면 최소 1주일 이상의 요양을 권한다. 아토피 환자에게 해수온천이 특효처럼 통하는 것도 바닷물에 함유된 나트륨 성분이 피부를 소독하는 효과 이상으로 검증된 것은 없다.

홍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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