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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통에 겨우 차중면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 대통령은 서산·자인지방 시찰여행에서 시찰 외에 김종필 의원과 단둘이 만나 12월의 국회·당 개편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다루기로 마음먹었었으나 이 숨은 뜻도 몰려든 공화당의원의 소란통에 물거품-.
8일 서울을 떠난 박 대통령은 서산지방 시찰을 마치고 이날 밤 유성에서 김 의원과 만날 예정을 세웠으나 김 의원의 사정으로 유산.
이래서 9일 밤엔 수행원들도 모르게 온양으로 장소를 바꾸어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김성진·이영진·이병옥·전휴상·이동진 의원 등이 이 계획을 가로막아 도무지 조용한 시간을 얻지 못해 또 유산.
10일 이영진 의원의 「간청」으로 낚시를 즐긴 박 대통령은 귀경하는 「세단」차(김종필 의원 차·서울 자3689) 속에서 약3시간 김 의원과 단둘이 얘기할 기회를 겨우 얻은 셈.
서울에 들어선 박 대통령은 곧장 청구동으로 차를 몰게 하여 김 의원을 먼저 내리게 한 뒤 청와대로-.
차에서 내린 김 의원은 차중 회담내용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고-.
이동원 외무장관은 두어 달 전부터 재외공관장 인사이동을 구상, 그 인선에 착수하고 있으나 어떻게된 영문인지 좀처럼 햇볕을 보지 못하고 있다. 수차 지상에 대사후보로 오르락내리락한 인사들은 대사교섭을 받은 일이 있느냐?는 기자의 전화질문에 『오래 전부터 여러 번 있었습니다』고 자랑스러운 듯 대답하면서도 한결같이 미·영·불 등 대국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벽지를 교섭해와 섭섭하다는 눈치-.
재외 공관장 이동은 원래가 주재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극비에 붙여져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신문에서 발령이 자주 나는 통에 해외공관장들은 자기의 감투가 달아나지 않을까 전전긍긍-.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장관 앞으로 장문의 사신을 보내와 문의하는 대사도 있는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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